금융권 연체 관리 `빨간불`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금융권 9월 기준 연체율 현황

  경제가 침체기로 접어들면서 금융권에서 돈을 빌렸다 갚지 못하는 가계 및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어 금융권이 연체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은행권은 2금융권에 비해서는 덜하지만 4분기 들어 연체율이 1%를 넘어설 기미를 보이자 연체율 관리 강화에 발빠르게 나서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9월 말 기준 연체율은 16.0%로 6월 말보다 2%포인트나 올랐다. 이는 전체 여신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의 연체율이 같은 기간 14.3%에서 17.0%로 2.7%포인트 상승,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여파다. PF의 경우 최근 건설경기 침체 여파로 부실 논란을 일으키고 있어 저축은행의 뇌관으로 떠올랐다.

최근 자금난을 겪는 할부금융과 리스 등 캐피털들도 지난해말에는 연체율이 2.8% 수준이었지만 9월 말에는 3.7%로 뛰었다. PF와 중소기업, 신용대출 연체율이 전반적으로 상승했기 때문이다. 수신 기능이 없는 캐피털업체들은 회사채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자금조달 창구가 막힌 데다 연체율까지 올라가고 있어 신규 대출을 크게 줄인 상태다. 

신용카드사들은 아직 연체율이 높은 수준이 아니지만 내년 상반기 경기침체가 본격화되면 건전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15개 겸영은행의 신용카드채권 연체율은 9월 말 기준 1.66%로 6월 말보다 0.17%포인트 상승했다.

 5개 전업카드사의 9월 말 연체율은 3.28%로 전분기 말 대비 0.15%포인트 하락했지만 10월 말에는 3.32%로 0.04%포인트 상승했다. 

은행권도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지만 대부분 1% 미만이다. 시중은행 가운데 연체율이 가장 높은 하나은행은 9월 말 현재 연체율이 0.88%로 전분기보다 0.17%포인트 상승했으며 우리은행의 연체율은 9월 말 현재 0.70%로 전분기보다 0.15%포인트 높아졌다.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은 각각 0.69%와 0.68%로 전분기보다 0.02%포인트와 0.11%포인트 올랐다. 기업은행은 0.67%로 0.33%포인트 상승했으며 외환은행은 0.60%로 0.03%포인트 상승했다.

이같은 은행권의 연체율은 위험 수준으로 인식되는 2∼3%대와는 거리가 있어 위험한 단계는 아니지만 연말에는 연체율이 1%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자 은행들은 연체율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만기 도래하는 운전자금대출에 대해 원금 일부 상환 없이 만기를 연장해 줌으로써 급격한 부실 발생에 따른 연체 증가를 방지하고 있으며 기업은행은 본부에서 부실징후가 있는 기업을 찾아 영업점에 통보하면 영업점에서는 현장을 방문해 사전조치하는 ‘워치리스트(Watchlist) 기업 점검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