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R&D 투자도 `주춤`

 경기 침체로 내수와 수출이 급속도로 위축된 가운데 장기적 경제 성장의 밑거름인 연구개발(R&D) 투자마저 주춤할 전망이다. 특히 대기업이 몸을 사리고 있어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일 한국산업기술재단이 발표한 ‘기업연구개발 경기조사’ 결과 3분기 및 4분기 R&D 투자 현황지수와 전망지수가 하락하며 R&D투자 확대 추세가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R&D 투자 관련 3분기 현황지수와 4분기 전망지수는 각각 109.7과 108.8을 기록, 작년 동기 대비 4.4포인트(p)와 4.8p 하락했다. 기준치(100)는 넘었지만 지수가 하락하고 있어 민간 기업들의 연구개발 투자 상승세는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비 조달환경 현황지수는 88.6을 기록했다. 전 분기 대비 6.2p, 작년 동기 대비 17.1p 하락하면서 기준치마저 밑돌아 기업들의 연구비 압박이 심각함을 보여줬다. 4분기 전망지수는 89.3으로 전 분기 대비 7.7p, 작년 동분기 대비 18.3p 떨어졌다. 연구원 채용 현황지수와 전망지수는 각각 111.8, 114.2로 작년 동기보다 하락했지만 여전히 110 이상을 기록, R&D 인력에 대한 기업 수요는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대기업이 R&D 투자에 몸을 사리는 모습이다. R&D 투자의 현황지수(112.1) 및 전망지수(106.1) 모두 대기업의 하락폭이 가장 컸다. 특히 전망지수는 중소기업(108.7)보다 낮은 수준이다.

 홍성민 한국산업기술재단 동향분석팀장은 “2000년 이후 줄곧 확대 추세이던 국내 R&D 투자가 올해 3분기 들어 급속히 꺾였고 특히 대기업의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컸다”며 “4분기 현황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