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쇼핑몰이 MD(상품기획자)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MD 혹은 CM(카테고리 매니저)이라 불리는 이들은 과거 쇼핑몰에서 판매제품 선별과 판매자 관리 등의 수동적 역할에서 벗어나 상품의 신뢰성과 집객력을 높이는 주인공으로 거듭나고 있다.
쇼핑몰들은 MD만의 고유 브랜드 제품까지 내놓고 있으며 아예 MD들의 이름을 내건 기획전도 열고 있다.
◇MD브랜드 탄생=‘11days’는 11번가 패션 전문 김지연 CM이 선보인 브랜드다. ‘11days’는 지난달 같은 범주에 속한 여타 패션 상품들보다 30% 가량 높은 매출을 올렸다.
인터파크 PC CM팀은 조립PC 브랜드 ‘인터파크 Z’를 론칭했다. ‘인터파크 Z’는 지난해 5월부터 지난달까지 평균 30% 가량 판매량이 늘었다. 옥션은 지난해 7월 MD브랜드 ‘스킨79 스키니미러팩트’를 선보였다. 삼성전자 애니콜 ‘가로본능’폰 에서 스킨 용기 디자인 모티브를 따왔다. 이 스킨은 최근 단일품목만으로 판매량 1만개를 돌파했다.
해외구매대행 쇼핑몰 엔조이뉴욕은 가방이나 구두 등 잡화를 MD브랜드인 ‘N.Y.39th’로 내놨다. ‘N.Y.39th’ 글로시 체인 잇백은 지난달 유사 가방제품보다 약 4배 가량, 오프 듀티 부츠는 약 150% 가량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디앤샵 박태란MD가 기획단계부터 참여한 수제화 ‘D에디션’은 지난해에만 12만족이 팔렸다. 이는 수제화의 동반 매출 상승으로 이어져 10월 수제화 부문 전체 매출은 전달에 비해 60% 가량 상승했다.
◇MD의 ‘이름’과 ‘얼굴’을 팔아라=일부 인터넷쇼핑몰에서는 MD를 중심으로 한 기획전을 벌이고 있다. CJ몰은 지난달 12일부터 이달 14일까지 ‘산타는 거짓말쟁이’라는 기획전을 진행중이다. 산타는 다름 아닌 각 제품 담당MD로 매일 가구, 침구, 유아동, 레포츠, 서비스 등을 MD의 얼굴을 걸고 판매하는 것이다.
롯데닷컴은 지난 5월부터 ‘MD의 날(MD Day)’ 코너를 운영하고 있다. 롯데닷컴 관계자는 “MD의 얼굴을 노출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를 비교할 때 매출이 2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인터파크는 지난 7월 이른바 KBS인기프로그램인 개그콘서트 ‘달인’코너에서 힌트를 얻어 MD제품을 홍보하기도 했다. 예를 들면 12년 동안 여름만 되면 모기장을 팔러 다니는 ‘킬러 김명권 선생’ 등이다.
장직현 11번가 CM 그룹장은 “CM이나 MD는 온라인 판매 제품에 대한 남다른 노하우를 지녀 제품에 대한 고객의 취향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온라인 쇼핑의 핵심 인력이다”며 “소비자들의 반응도 좋기 때문에 이들이 개발한 제품을 전면에 배치하는 사례가 늘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진욱기자 cool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