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사 영화에 주력하다 G밸리에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를 차리고 자리 잡은 감독이 첫 애니메이션 작품으로 새로운 성공 스토리를 만들고 있다.
주인공은 유아용 3D 애니메이션 ‘코코몽’을 감독한 민병천 감독(40)이다. 민 감독은 지난 2000년 영화 ‘유령’으로 대종상 영화제 신인감독상을 수상하고, 한국형 SF의 가능성을 시사한 영화 ‘내츄럴 시티’(2003)를 연출함으로써 충무로의 주목을 받았다. 제4기 영화진흥위원을 역임했다.
그가 어린이용 애니메이션 감독 겸 제작자로 변신해 G밸리에 자리 잡았다. 극영화론 큰 상업적 성공을 거두지 못했지만 첫 애니메이션 연출작이 시청률을 넘어 부가사업까지 좋은 반응을 얻었으니 성공적인 편이다.
엔터테인먼트 미디어 그룹 온미디어(대표 김성수) 계열의 애니메이션 채널 투니버스는 유아용 3D 애니메이션 ‘코코몽’의 인기에 힘입어 부가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코코몽’은 G밸리에 자리 잡은 올리브스튜디오가 기획, 제작한 첫 번째 유아용 애니메이션. 2008년 초 EBS 첫 방송 이래, 수요일에 방송된 EBS 전 프로그램 가운데 20주 연속 가구시청률 1위(TNS미디어 코리아)를 기록하며, 2008년 대한민국 대표 유아용 애니메이션으로 자리 매김했다.
올리브스튜디오와 투니버스는 나아가 ‘코코몽’ 캐릭터와 소재를 활용해 유아동을 위한 기획 출판물과 완구, 학습교재 등 다양한 제품을 활발히 출시하고 있다. 라이선싱 사업에는 유아용 칫솔과 치약 브랜드가 인기며 이브자리의 유아용 침구세트, 올리브트리에서 출판되고 있는 놀이북, 퍼즐, 스티커 북 등에서도 코코몽 캐릭터 반응이 좋다.
민병천 감독은 향후 투니버스와 협력한 머천다이징 관련 사업을 지속적으로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투니버스는 오는 12월부터 코코몽 캐릭터 봉제 인형, 플라스틱 완구를 비롯해 코코몽 VHS, DVD 등 다양한 상품군을 출시한다. 이에 앞서 지난 10월 롯데마트 구로점을 비롯해 20개 점에 시범판매를 실시한 코코몽 봉제인형은 고객들에게 큰 인기를 얻어 롯데마트 전국 망으로 판매가 확대됐다.
민 감독은 “애니메이션은 작품 자체 외에 관련 상품화(머천다이징)가 반드시 일어나야 하는 구조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이런 환경이 덜 발달한 편”이라며 “앞으로 이런 구조적인 문제점이 개선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순욱기자 choisw@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