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금융권, 협력사 상생프로그램 효과는?’
최근 대기업이 협력 중소기업 지원의 일환으로 금융권과 공동으로 자금지원 프로그램을 만들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포스코가 지난달 우리·신한은행과 3000억원 규모의 상생펀드를 조성했으며 이달 2일에는 우리은행이 STX그룹과 함께 1000억원짜리 상생펀드를 만들었다. 또 산업은행은 두산과 7대3 비율로 매출채권 담보로 시설자금을 대여해 주기로 했다. 대기업들이 협력사 지원을 위해 금융권과 손잡은 것으로 대기업이 출연하고 이에 대해 은행들이 1대1 또는 부분 매칭으로 자금을 지원하는 형태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긍정적이다. 과거 단순 지원이 아닌 협력사들이 가장 희망하는 자금 수혜를 받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 효과적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들 프로그램이 대기업의 1차 협력사에만 혜택이 돌아가고 있어 기대만큼의 효과를 거두지는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들 프로그램은 대기업들이 추천하는 협력사가 대상으로 심각한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는 2차·3차 협력사에게는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유종갑 우리은행 기업영업전략부 부부장은 “기본적으로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 1차 협력사에게 지원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대상 한정 때문에 실제 지원프로그램을 만들고도 모두 소진되지 않은 경우도 있다. 신용보증기금은 지난 2005년 S대기업의 20억원 출연을 바탕으로 3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집행한다는 계획이었으나 226억원만 집행을 했고, 현재 보증금액은 103억원에 불과하다. 신보 관계자는 “대부분 자금 수요가 많지 않은 1차 협력사만이 대상이어서 지원업체를 찾기가 쉽지 않았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3일 신보가 신한은행의 1000억원 특별출연으로 조성하는 자금은 기업 제약조건이 없어 좋은 중소기업 지원 프로그램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신보가 출연금의 최대 20배를 보증할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해 기획된 것으로 양 기관은 이번 출연 재원으로 12배인 1조2000억원을 신보 보증을 바탕으로 신한은행이 대출한다. 신한은행이 추천만 할 뿐 지원 대상 중소기업의 제약은 없다.
특히 이 상품은 여타 보증과 달리 신보가 100% 보증하기로 해, 신한은행이 과감하게 대출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된다.
안택수 신보 이사장은 “이번 협약보증은 보증기관·은행·중소기업 모두가 윈윈하는 새로운 상생협력 모델을 제시했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고 소개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