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가스를 석유로 만드는 기술 및 설비가 개발됐다.
한국화학연구원 석유대체연구센터 전기원 박사팀은 에너지기술연구원 윤왕래 박사팀과 공동으로 천연가스에서 합성석유를 생산할 수 있는 ‘GTL(Gas-to-Liquid) 실험설비’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지난 2006년부터 약 27억원을 투입해 기술을 개발했다. 천연가스(메탄)를 일산화탄소와 수소의 혼합기체로 만든 뒤 다시 석유와 같은 탄화수소 혼합물로 합성하는 기술이다. 나프타 등 석유화학 중간제품을 비롯해 LPG·경유 등을 생산할 수 있다.
연구원 측은 기존 천연가스 처리 기술보다 공정을 단순화해 생산성 문제 등으로 개발이 어려웠던 한계가스전(이송이 어려운 중소형 가스전)이나 동반가스전(원유와 함께 매장돼 채굴할 때 태워지는 가스전) 등에도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GTL 실험설비는 화학연에 설치됐으며 20ℓ의 천연가스로 하루 0.1배럴의 합성석유를 생산할 수 있다. 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이상이면 경제성이 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화학연은 오는 2013년까지 하루에 500배럴의 합성석유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로 단계적으로 설비를 확장할 계획이다.
화학연구원 전기원 박사는 “GTL기술은 천연가스를 저렴하게 경유 등 청정액체연료와 화학물질로 전환할 수 있는 기술로 그동안 외국 선진업체만 보유하고 있었다”며 “상업화되면 연간 16조원에 이르는 국내 경유 수입 시장을 대체하고 연간 20조원 규모의 세계 GTL 플랜트 시장에 우리나라가 진출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순욱기자 choisw@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