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동의보감](86) 사혈요법

 발목이 접질리거나 어디가 아플 때, 피를 빼달라고 하는 환자가 간혹 있다. 죽은 피를 빼야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는 것이다. 물론 치료를 하다 보면 피를 빼는 것, 즉 사혈(瀉血)을 하는 것이 좋을 때도 있다. 그러나 거기에 정말로 피가 죽어 있어서 그런 경우는 거의 없다. 정말 피가 죽어 있고 순환이 전혀 안 된다면 그곳은 썩고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사혈 요법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사혈을 하는 것은 다소 정체돼 있는 기혈의 흐름을 일시적으로 빠르게 풀어주는 의미가 있다. 즉, 순환을 원활히 하기 위해 사혈을 하는 것이지, 말 그대로 ‘죽어 있는’ 피를 빼는 것은 아니다.

 원리가 이렇다 보니 사혈요법을 시술하는 것도 전체적인 몸 상태와 순환의 기전을 잘 알고 해야 한다. 기혈이 너무 약한 사람에게 사혈 요법을 잘못 썼다가는 큰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민간에서 나름의 이론을 내세우며 사혈을 마치 만병통치라도 되는 양 쓰고 있는 사례가 있는데, 위험천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사혈요법은 효과적이고 부작용이 없다고 판단될 때 한시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한 치료법이고, 이러한 판단과 시술은 한의학 전문가인 한의사에게 맡겨야 한다.

 참고로, 살짝 스치거나 혹은 아무 일이 없는데 멍이 들어 오래가는 사람은 기력이 약하고 몸이 몹시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인데, 쉽게 생각하지 말고 가능한 빨리 몸을 점검하고 회복시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