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훤히 보이는 정보보호
정교일·이병천·진승헌 지음, 전자신문사 펴냄.
컴퓨터와 인터넷 사용에 너무나도 익숙해져 있는 정보화시대의 우리에게 가장 두려운 현상은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해 보면 그 답은 정보유출과 이의 왜곡된 사용에 따른 부작용이란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특히 올해 우리는 여느 해와 달리 부실한 정보보호로 인한 대형 사고를 경험했다. 옥션의 고객정보 해킹, SK브로드밴드(옛 하나로텔레콤)의 고객정보 유용, GS칼텍스의 고객정보 유출 등 사례별로 적게는 수백만건에서 천만건 이상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 사상 최대의 규모인데다 그동안 신뢰해온 대형 기업에서 벌어진 사고라 국민 대다수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올해의 경험에서 이제는 우리나라도 정보보호 사고의 안전지대가 될 수 없다는 뼈 아픈 교훈을 얻게 됐다.
지난 수년간 해외 해킹사례에서 우리나라도 대형사고의 위험성을 수시로 경고받았다. 하지만 지금까지 달라진 것은 별로 없는 듯하다. 한 금융전문가는 이렇게 경고한다.
“과거에 각 정권은 IMF 구제금융, 신용카드 대란 등 국가 기반을 흔들 만한 대형 사고를 경험했다. 현 정부나 다음 정부에서 향후 이와 유사한 강도의 대형사고를 겪게 된다면 그것은 정보보호의 소홀함에서 비롯된 문제다.”
그만큼 정보화시대에서는 정보보호를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는 말이다.
국내 최대의 IT 연구기관인 ETRI와 전자신문사가 세 번째로 공동 기획해 발간하는 ‘훤히 보이는 정보보호’에서는 영화 속 해커들이 개인 PC는 물론이고 정부기관·은행·대학교 등 원하는 모든 곳에 침투해 정보를 빼내고 상대 컴퓨터를 무력화하는 장면에서부터 이야기를 풀어간다. 이는 이제 더 이상 영화 속 이야기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영화 속에서 날카롭게 지적됐던 정보보호 관련 기초 지식과 실무자를 위한 전문 지식을 다양한 최신 자료와 함께 쉽게 설명하고 있다. 책에서는 △정보보호를 위해 필요한 암호작성 및 해독, 암호의 역사, 해킹, 국가 간 정보전쟁 등의 이야기 △전자화폐와 콘텐츠 등 실물경제와 관련된 정보보호의 실제 △국내 정보보호 현황과 대응 △다가올 미래 유비쿼터스(RFID, u헬스, 홈네크워킹) 사회에서의 정보보호 등이 총망라된다. 2만원.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