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적인 작품으로 미술 경매시장 불황 뚫어라.’
글로벌 경기침체로 미술시장까지 얼어붙은 가운데 한국적 특색을 살린 작품들이 해외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며 선전하고 있다.
최근 홍콩과 마카오 경매에서 한국 작가 작품의 대부분이 유찰되는 아픔을 겪었지만 한국적 특색을 살린 작품들은 예상보다 높은 가격에 주인을 만났다. 즉 미술시장 불황을 뚫기 위한 방법으로 ‘한국적 작품’이란 키워드가 부각되고 있는 것.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일까지 열린 홍콩 크리스티 아시아 현대미술 경매에 한국 작품이 65점이 출품됐지만 이 중 28점의 작품만 낙찰되는 데 그쳤다. 그러나 일부 작가 작품은 추정가를 훨씬 뛰어넘는 가격에 팔렸다.
추정가 70만∼100만홍콩달러에 나온 전광영 ‘집합’은 104만홍콩달러(2억원)에 팔렸다. 강형구의 ‘링컨’도 110만홍콩달러(2억660만원)에 팔려 추정가 45만∼70만홍콩달러를 넘었다. 특히 젊은 작가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최소영의 ‘이른새벽’과 ‘부산풍경’은 각각 68만홍콩달러(1억2000만원)와 62만홍콩달러(1억1000만원)에 낙찰됐다. 부산풍경은 당초 20만∼30만홍콩달러에 낙찰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결국 추정가의 두 배가 넘는 금액에 팔린 것.
지난달 29일 마카오 베네치안호텔 플로렌스룸에서 열린 K옥션 경매에서도 절반 가량의 작품만이 주인을 만났다. 그러나 낮은 낙찰률 속에서도 이우환, 전광영 화백 등의 작품은 현지 컬렉터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이우환 화백의 1984년작 ‘동풍’은 5억7000만원, 전광영 화백의 ‘집합’은 1억1500만원에 팔렸다.
이호련(725만원), 유승호(3400만원), 이이남(1600만원), 이환권(1억2400만원) 등의 젊은 작가들의 작품도 선방했다. 특히 이환권은 추정가격의 두 배가 넘는 가격에 대만 컬렉터에게 팔렸는데 아이스크림을 든 소녀의 모습을 재미있게 표현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kr
*김일랑 2007년작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