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력으로 대변되는 대덕특구에서 여성CEO의 존재감과 상징성은 일반적인 기대 그 이상이다.
국내외 쉽지 않은 경제 여건과 혹독한 시장 구조 속에서 이 지역 IT업계 여성CEO들은 과감한 판단력과 섬세한 경영으로 그들만의 기반과 위상을 확고히 다져가고 있다. 대덕특구여성벤처회 3대 회장으로 선출돼 오는 9일 취임을 앞두고 있는 태양숙 파워21 사장의 차기 행보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도 이같은 연유에서다.
“그동안 여성벤처회는 안팎으로 큰 일을 많이 추진해 왔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앞으로 협회를 더욱 실속있고 내실있게 다져 나가겠습니다.”
태 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여성벤처회의 내부 결속을 다지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3년간 바쁜 사업 일정으로 여성CEO들의 만나는 횟수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항상 일로만 만나다보니 실제 허심탄회하게 마음을 털어놓고 모일 기회는 많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태 회장은 매달 정기모임을 강화하고, 워크숍 및 세미나 횟수도 늘린다는 계획이다. 특히 기술 표준 및 경영 등과 관련된 전문 강좌도 개설해 여성CEO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모임으로 발전시켜 가겠다는 구상이다.
2000년대초 5∼6명으로 출발한 여성 벤처 모임은 이제 회원수만 20여 명에 달할 정도로 외적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특구내 전체 벤처기업이 600여 개 수준임을 감안하면 3%를 갓 넘긴 숫자지만, 이들의 활약상은 눈부시다.
소프트웨어, 전력IT, 메카트로닉스 등 각기 사업 분야는 다르지만 여성 특유의 순발력을 내세워 사업적으로도 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여성CEO모임도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초창기 대덕밸리여성모임으로 시작해 대덕밸리여성CEO모임을 거쳐 현재의 대덕특구여성벤처회로 자리잡았다.
“특구 내 여성 공학인들과는 물론 산·학·연 협력에 관심을 갖고 있는 전문가 그룹들과의 교류도 활성화하겠습니다.”
여성공학인들과의 교류는 이미 1년여 전부터 물꼬를 터 놓은 상태다. 전자통신연구원, 원자력연구원, 국방과학연구소 등 특구내 주요 연구소별 여직원 협회와 모임을 갖고 기술사업화 등을 도모해왔다.
태 회장은 “이러한 시도가 오히려 연구소에 근무하는 여성 연구원들에게 큰 자극이 된 것 같다”며 “행사성 위주의 모임을 지양하는 대신 실제 기술을 사업으로 연결시킬 수 있도록 이들과의 네트워크도 견고히 다져가겠다”고 강조했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