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창조기업` 제2의 벤처로 키운다

‘네트워크 파트너’란 개념이 있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인터넷에서 만나 비즈니스를 펼치는 그런 사람들을 지칭한다. 이들 각자는 풀타임 또는 파트타임으로 일한다. 중요한 것은 서로 갑·을이 아닌 수평관계인 파트너라는 점이다. 각자 역할에 따른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고, 보상도 받는다. 재택근무 확산과 함께 미래 보편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업무 형태다. 이미 그런 사례들이 인터넷상에 등장하고 있다. 기존 권위적 조직사회에서 개인의 창의력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한다는 지적과 함께 한국에서도 이같은 새로운 비즈니스 시스템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미래기획위원회 소프트파워분과가 네트워크 파트너와 같은 ‘1인 창조기업(가칭)’ 어젠다를 수립중에 있다. 미래기획위원회는 대통령 직속 실무기구로 미래사회 전망을 바탕으로 미래 삶과 관련된 총체적 국가비전과 전략을 수립하는 곳으로 지난 5월 설치됐다.

어젠다 수립을 총괄하는 이장우 경북대 경영대 교수는 1인 창조기업에 대해 “개인의 창조력을 높이는 국가적 지원사업”이라고 정의했다. 최근 들어 개인의 창조성이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이것을 비즈니스로 연결하고 국부 창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한다는 큰 그림이다. 최근 중소기업청에서 발표한 지식서비스 분야 6개 업종을 대상으로 한 ‘1인 지식기업’ 개념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어젠다는 개인이 창의·창조성을 발휘하고 이를 통해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사회 인프라 정비부터 시작한다. 단기간 지원이 아니라 범국가 차원에서 개인의 창의성이 발현될 수 있도록 인식 전환작업부터 나선다. 이를 위해 시장에서 개인의 창의·창조성을 자연스럽게 평가할 수 있는 툴이 만들어진다.

 여기에는 ‘아이디어 거래소’가 예가 될 수 있다. 개인의 아이디어를 자연스럽게 공유하고 이것에 대해 뜻이 있는 사람들이 모여 필요에 따라 아이디어를 살 수 있도록 한다는 것. 필요에 따라 대기업과 정부가 직접 살 수도 있을 것이라고 위원회는 설명했다.

예컨대 문화 분야에서 시나리오·캐릭터·디자인 등의 아이디어를 내고 이것이 거래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개인이 창의력을 지속적으로 발휘할 수 있도록 한다. 이후 정부 지원도 뒤따른다. 아이디어가 사업화하는 과정에서의 자금과 소프트웨어·하드웨어 지원은 물론이고 이같은 창조활동이 법률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인프라도 구축된다.

이장우 교수는 “개인이 혼자 할 수 있는 일들이 엄청나게 늘었다”며 “이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마치 벤처기업에 대한 지원처럼 체계적 지원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어젠다는 연내 도출되지만 이것이 범부처적 합의를 통해 구체화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이영열 미래기획위원회 과장은 “우리는 포괄적이면서 미래지향적으로 긴 호흡을 갖고 개념을 정립해가고 있다”면서 “예상을 하기 힘들지만 내년부터는 단계적으로 이 그림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배·한세희기자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