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들이 한국산 전자 부품소재 구매를 크게 늘린다. 환율 효과와 품질 향상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부품소재산업도 본격적인 ‘열도 공략’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 IT 제조기업인 우치다양행의 무카이 신이치 회장은 4일 지식경제부 주관의 ‘2008 부품소재기술상’ 시상식장에서 기자와 만나 “연간 100억엔(약 1500억원) 규모로 전개할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사업에 소요되는 대부분의 핵심 부품소재를 삼성전기 등 한국 협력사에서 구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리 정부와 기업이 LED를 차세대 핵심 성장산업으로 삼아 시장 보급 및 초기 육성책을 가동한 뒤 나온 가장 큰 대일 수출 물량이다.
지난해 기준 연 1500억엔대의 매출을 올린 100년 전통의 우치다는 사무자동화기기, 컴퓨터 등에서 유비쿼터스 환경 구축 사업으로 신규 전환하면서 LED 조명을 핵심사업으로 삼았다. 우치다는 삼성전기 외에도 일진디스플레이 등 11개 우리 기업과 LED 조명용 파워 관련 제어기술에 대한 신뢰성 향상 활동을 공동으로 전개하고 있다.
일본 고덴시는 이미 국제적 신뢰성이 확보된 우리나라의 광전자부품을 적극 도입해 일본 기업과의 경쟁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 회사는 올해 120억원의 한국산 부품소재를 수입하고 2010년까지 1000억원 이상을 수입할 계획이다. 나카지마 히로카즈 고덴시 회장은 “한국 기업들과 상생할 수 있는 구매 프로그램과 연구개발(R&D) 지원을 강화하고 한국 기업의 일본 진출을 도울 생각”이라고 말했다.
일본 GSI크레오스는 효성, SK케미칼 등에서 조달하는 나노섬유소재 물량을 더욱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올해만 150억원 규모며, 2010년께에는 400억원 규모로 늘어난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한일 부품소재산업 협력’에 총력을 기울여 온 지경부는 앞으로 3년 동안 일본 수요기업 13개, 우리 부품소재기업 52개 및 신뢰성지원기관 14곳이 참여하는 공동 협력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대일 수출 규모를 2500억원 정도 증대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윤호 지경부 장관은 이날 기념사에서 “부품소재 산업은 우리나라 제조업 생산의 42.4%, 수출의 45.3%를 담당하는 국가전략 산업”이라며 “일본 기업과의 협력을 통한 수출확대는 물론이고 부품소재산업의 경쟁력 제고에 가능한 모든 지원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시상식에서는 이준호 에스피지 사장이 석탑산업훈장을 받은 것을 비롯해 30여명의 유공자가 부품소재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