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코스닥시장 살아남기 자구책 마련 발 빠르게 나서

 코스닥시장이 증시 폭락, 대표이사 횡령, 대형 우량주 이탈 등의 악재를 딛고 자구책 마련에 발 빠르게 나서고 있다.

 내년부터 실물경제까지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되고, 대형 종목들의 이탈도 늘고 있어 이대로는 코스닥시장의 생존조차 묘연해 졌기 때문이다. 시장 활성화를 위해 증권선물거래소가 중점을 두는 부분은 코스닥기업의 이탈 방지, 유망기업 IPO(기업공개) 독려, IR(기업설명회) 지원을 통한 우수종목 발굴 등이다.

 ◇우량 종목의 코스닥시장 ‘엑소더스’를 막아라=증권선물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대형 코스닥 종목 단속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임원들이 직접 나서 기업체 사장들을 만나 설득하는 작업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얼마 전 NHN의 코스피 이전 선언 때는 이정환 이사장이 직접 설득에 나서기도 했다. 이 같은 행보는 시가총액 10위 기업들의 탈코스닥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NHN이 나간 1위 종목 자리를 꿰찬 SK브로드밴드(옛 하나로텔레콤)는 SK텔레콤에 인수돼 장기적으로 양사의 합병이 추진될 수도 있는 실정이다.

 일부 종목은 약세장의 낮은 주가를 이용해 공개 매수한 후 상장폐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상장에 따른 유무형 비용을 절감하고 원활한 사업구조조정 등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자진 상장폐지를 결정하고 있는 것이다. 디지털도어록 업체인 아이레보는 지난달 말 주당 3700원의 공개매수를 통해 상장폐지하기로 결정했다. HK저축은행도 지난달 이사회를 열어 코스닥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우선은 사장들을 만나 설득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으며 다른 인센티브 제공 등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도적 배려, 지원 ‘팍팍’=거래소는 얼어붙은 IPO 시장을 감안해 예비 코스닥상장 기업들에 제도적인 혜택도 과감히 주고 있다. 올들어 이례적으로 8개 코스닥기업에 대해 상장 마감시한을 6개월 추가로 연장해줬다. 그동안 거래소 규정에 ‘천재지변에 준하는 시장상황의 경우 상장 마감시한을 연장해줄 수 있다’는 조항이 있었지만, 혜택을 받은 기업은 거의 드물었다.

 올 하반기부터 증시가 급격히 얼어붙으면서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한 기업들이 6개월의 상장 마감시한을 지키지 못해 상장을 포기하는 것을 막겠다는 것. 상장예비심사 통과 후 마감시한을 넘기면 자동으로 상장폐지가 된다.

 유망 기업을 발굴해 투자자들에게 알리는 활동도 부쩍 늘고 있다. 우수한 실적을 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관심을 못받는 코스닥기업들을 위해 거래소가 합동·지방 IR를 대행해 주고 있다. 특히 ‘KRX 리서치 프로젝트(이하 KRP)’는 거래소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다. 이것은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관심을 못받는 코스닥종목들을 위해 기업과 거래소가 자금을 출자해 증권사 리서치센터가 일년에 세번 보고서를 내도록 한 프로젝트다.

 곽성신 코스닥시장본부장은 “현재 KRP프로젝트에 110여개 회사가 참여하고 있고, 호응도 좋은 편”이라며 “내년부터 관련 활동을 대폭 늘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