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과 너무도 닮은, 그래서 ‘좋은’ 그리고 ‘아픈’ 게임--골드슬램

[더게임스 김상두기자]‘앞섬’은 낯설움을 자극한다. 그리고 그것과 맞닥뜨리는 이들에게 강한 호기심을 유발한다.

그 정도가 적당하면 새로움으로 여겨지고, 또 발전’된 것으로 승화된다. 하지만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지나치게 앞서 나간 것들은 ‘망막함’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대체 이게 뭘까?’ 라는 이질감으로 직결되며, 버려야만 하는 대상으로 전락한다.

테니스를 소재로 한 온라인게임 ‘골드슬램’은 지극히 현실적임에도 불구하고 적당한 호기심을 자극한 앞선 게임이다.

온라인게임은 ‘가상의 현실’이라고 표현되지만 정작 보여지는 모습은 지금 살고 있는 세계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것들로 채워져 있다.

MMORPG, 캐주얼게임 등 상당수 온라인게임들은 지구상에 존재하고 있는 살풍경과 유사한 구석이 없다. 골드슬램은 온라인 게임의 가장 큰 특성인 ‘가상의 세계’를 버리고 대신 ‘현실’을 택하고 있다. 형이상학적인 모습을 추구하는 온라인게임이 판치고 있는 요즘 ‘리얼리티’를 추구한 대세를 거스른 선택이자, 앞섬이다.

축구, 농구, 야구 등 스포츠를 소재로 한 온라인게임 대다수가 현실성을 강조하고 있음을 고려할 때 테니스를 소재한 골드슬램의 선택은 당연한 것 아니냐고 반박할 수 있다.

하지만 골드슬램은 여타 스포츠 온라인게임의 리얼리티를 넘어서고 있다. 캐릭터들의 얼굴 표정과 음향은 물론 코트와 의상, 각종 기술 등은 분명 기존 스포츠게임이 가지고 있는 현실성을 능가하고 있다. 현실 그 이상의 현실을 구현하고 있다.

캐릭터들의 생김새와 어정쩡한 플레이 스타일을 제외한다면 티를 찾기 어려울 만큼 실제의 테니스 게임과 닮아있다. 온라인게임의 진일보한 발전을 보여준 "좋은 게임’이다.

하지만 골드슬램이 `착한’게임으로 발전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지나친 ‘리얼리티’ 때문이다. 스포츠 온라인게임의 진일보한 발전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일반화되지 않은 스포츠 장르를 추구함으로써 ‘게임 유저’들의 접근을 막고 있다.

여기에 골드슬램은 테니스의 규칙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그리 어렵지도 까다롭지도 않지만 테니스를 알지 못하는 이들에게 규칙은 ‘과제’이자, ‘고역’일 수 밖에 없다.이는 ‘혹’ 하는 마음에 게임을 접속한 유저들을 뒷걸음치게 만들고 있다. 고역을 참아내며 재미를 붙인 유저들이 있다해도 본격적인 경쟁모드에 들어가면 즐비한 고수들에게 연전연패를 당하면 ‘또 하고 싶다’는 욕구를 빼앗아기 일쑤다.

이같은 악순환으로 유저들은 고여있는 물처럼 고정화되어 가고 있다.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혼자서도 즐길 수 있는 온라인 게임의 묘미도 느낄 수 없게하는 요인이기도 하다.

골드스램은 판타지게임의 장중함과 캐주얼게임의 경쾌함의 모호한 경계에서 테니스를 해본 특정 계층에게만 각광받고 있다. 지나친 리얼리티가 이도저도 아닌 그저 ‘잘 만들어진 게임’으로 남겨놓았다.

착함’은 함께 ‘하고’ 혹은 ‘닮고’ 싶은 ‘좋음’이 전재돼야 한다.

sdkim@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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