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휴대폰 판매점 `비상`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이통사 온라인 이용계약서 시스템 개요

이통사들이 내년부터 온라인 휴대폰 판매점들의 ‘온라인 이용계약서’ 사용을 의무화하는 것은 물론 휴대폰 가격 모니터링도 강화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져 온라인 휴대폰 판매점들이 비상에 걸렸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T 등 이통 3사는 인터넷으로 이동전화 서비스에 가입할 때 사용하는 온라인 이용계약서의 활용 비율을 100% 가까이 끌어올릴 계획이다.

지난 10월을 전후해 이통사들이 구축한 온라인 이용계약서 시스템은 인터넷으로 휴대폰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이통사가 제공하는 이용계약서를 통해 서비스 가입을 할수 있도록 한 것이다. 현재 이통사별 온라인 이용계약서 활용 비율은 20%에서 80%까지 편차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이용계약서는 당초 타인의 개인정보를 도용하거나 대리인을 사칭해 이통 서비스에 가입하는 ‘명의 도용(일명 대포폰)’을 방지하기 위해 도입됐다. 온라인 판매점들이 소비자들에게 직접 계약서를 받고 팩스 등을 통해 신분을 확인하던 절차를 없앤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개인정보 유출 등의 부작용을 없애겠다는 것이다. 특히 온라인 판매점들이 임의로 만든 계약서를 통해 휴대폰 가격 등의 정보를 정확하게 고지하지 않거나 본인 확인 절차를 소홀히 하는 사례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 이용계약서에는 휴대폰 가격까지 정확히 게재하도록 돼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되면 온라인 판매점들은 이통사의 눈치를 보느라 휴대폰 판매 가격을 크게 낮추기 힘들다. 온라인 가입 시스템을 통해 이통사들이 휴대폰 판매 가격을 일괄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가격 차이가 나는 판매점을 손쉽게 제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배경에는 또 온라인 판매점에 가입자를 뺏겨 수익성 하락으로 고전하고 있는 오프라인 대리점들을 보호하겠다는 의지도 숨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통사들에게 오프라인 대리점들은 향후 결합상품 판매 등을 위한 주요 자산이다.

이에따라 저가격을 최대의 강점으로 하는 휴대폰 온라인 판매가 위축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휴대폰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통사들이 온라인 가입 시스템을 강제하면서 휴대폰 가격 통제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며 “이를 통해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장의 휴대폰 가격 차이를 줄이겠다는 의지”라고 말했다.

온라인 판매점의 한 관계자는 “내년에는 온라인 판매점들이 이통사의 통제를 더욱 강하게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오프라인 매장을 개설하는 것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온라인 판매점들은 오프라인 매장 오픈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