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휴대폰 결제 사업 진출

SK가 휴대폰으로 소액 결제가 가능한 ‘폰 빌(Phone bill)’ 시장에 직접 진출한다.

휴대폰 결제 사업은 각종 휴대폰 애플리케이션 가운데 ‘킬러 앱’ 으로 꼽히는 분야로 SK가 직접 진출하면서 시장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시장은 그동안 다날·모빌리언스·인포허브와 같은 전문 업체가 주도해 이들 업체와 적지않은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SK그룹은 올해 출범한 광고 대행사 ‘SK마케팅앤컴퍼니(SKM&C)’ 주도로 빠르면 내년 초부터 휴대폰 결제 사업에 나서기로 했다. SKM&C는 이미 이 사업을 위해 ‘파네즈’라는 전문 기업을 인수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SK 관계자는 “파네즈와 휴대폰 결제 사업과 관련한 영업 양수도 계약을 끝마쳤다”며 “빠르면 내년 초부터 사업을 시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SK는 휴대폰 결제 사업을 위해 올해 하순부터 사업 타당성 조사를 거쳤으며 최종적으로 시장 점유율은 약하지만 기술력이 있는 파네즈를 전략적인 파트너로 낙점했다. SK 측은 앞으로 마일리지 서비스의 일종인 ‘OK캐쉬백’과 연계해 자체 가맹점과 제휴점을 대상으로 통합 결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우선적으로 싸이월드와 같은 SK 계열사와 관계사 내 인터넷 사이트의 결제 기반을 자체 시스템으로 모두 바꿔 나가며 장기적으로 전체 휴대폰 결제 시장에도 뛰어들기로 했다.

이에 대해 다날과 같은 중소업체는 사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휴대폰 결제 사업은 특허로 보장된 시장이어서 아직은 관망하는 수준이지만 SK 움직임에 따라 법적 소송과 같은 절차도 진행키로 했다.

다날 측은 “SK 입장에서는 중소기업이 주도하던 시장에 대기업이 뛰어 들어 얻을 이득이 없을 것”이라며 “특히 이 시장은 이미 전문업체가 특허권을 가지고 있어 사업화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SK 측은 “특허권과 관련해서는 이미 검증을 끝내 아무런 법적 하자가 없다고 결론 지었다”며 “SK에서 결제 서비스를 진행하면 신뢰성과 서비스 면에서 훨씬 나아져 오히려 고객 입장에서는 얻는 게 많다”라고 말했다.

국내 휴대폰 결제 시장은 지난해 기준으로 1조2000억원에 달하며 이 가운데 SK텔레콤을 통한 소액결제 규모는 7523억원으로 가장 높다. 이어 KTF는 3505억원, LG텔레콤은 1732억원 순이다.

산업계에 따르면 이 가운데 SK의 자체 인터넷 사이트를 통하 결제 규모는 전체의 10∼15%인 1200∼20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강병준·이수운 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