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LCD 부품조달가 10% 인하­

 삼성전자가 이달부터 내년 1분기까지 국내 협력사에서 사들이는 LCD 모듈 부품 조달 단가를 지난달보다 평균 10% 정도 낮추기로 했다.

 통상 분기마다 납품가를 5% 안팎에서 낮췄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이다. 세계 경기 침체에 비수기까지 겹쳐 가격 회복은 물론이고 LCD 패널 공급도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최근 납품 물량마저 감소한 협력사의 어려움은 단가 인하로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LCD총괄은 최근 국내 부품 협력사들과 내년 1분기 납품 가격 협상을 통해 평균 10%가량 내리기로 방침을 세웠다. 예년 삼성전자 LCD총괄은 분기별로 5% 정도씩 납품 가격을 낮췄으나, 호황을 누렸던 지난 상반기에는 가격 인하를 자제했다. 이번 부품 조달 가격 조정은 이달부터 소급돼 내년 1분기까지 넉 달간 적용될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내년 1분기 부품 조달 가격을 이같이 낮추기로 하면서 LG디스플레이도 비슷한 수준에서 뒤따를 공산이 커졌다.

 국내 부품 협력사 관계자는 “품목마다 약간씩의 차이가 있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모듈 공정에 필요한 부품 가격을 평균 10% 정도 내리는 수준”이라며 “원자재 가격 조정이나 비용 절감 등을 통해 판가 인하에 최대한 대응할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단가 인하보다 협력사가 겪는 더 큰 어려움은 최근 LCD 시황 악화에 따른 납품 물량 감소다. 심각한 경영난에 처한 대만 LCD 패널 업체보다는 사정이 낫지만 삼성전자·LG디스플레이도 감산의 여파를 비켜갈 수는 없는 상황이다. 양사 모두 이달 들어 LCD 패널 라인 가동률이 70% 선까지 내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삼성전자·LG디스플레이는 각각 독자적으로 생산해왔거나 그룹 내 계열사 등을 거쳐 조달했던 부품의 ‘내재화’ 비중을 크게 높였다. 외부 협력사의 납품 물량 감소 폭은 더욱 커졌다.

 또 다른 대형 부품 업체의 관계자는 “이달 들어 우리가 체감하는 납품 물량 감소 폭은 지난 3분기와 비교하면 거의 절반 수준”이라며 “내년 1분기까지 판가 인하와 납품 물량 축소라는 이중고를 버텨내야 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