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는 곧 기회라는 인식으로 차세대 통신 모듈 개발과 시장 다변화로 승부를 걸 계획입니다.”
김동필 이지엠텍 사장(56)은 국내 휴대폰 산업 생태계에서 독특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인물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대기업 위주로 재편된 휴대폰 업계에 몇 안되는 수출형 중소기업 CEO로서 자생력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지엠텍은 그동안 러시아, 멕시코, 브라질, 인도 등지의 시장에 중저가 GSM 휴대폰을 수출했다. 작년에는 수출액이 1억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김 사장은 올해 수출과 매출 실적이 작년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지만, 충분히 의미있는 성과라며 내년에는 새로운 도전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세계 휴대폰 시장의 축소 및 가격 경쟁 심화에 대비해 새로운 전략을 짜고 있다. 김 사장이 내건 승부수는 차세대 이동통신 솔루션 개발과 시장 다변화다.
김 사장은 “WCDMA와 모바일 와이맥스(WIMAX) 등 차세대 이동통신을 위한 통신 모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규모의 경제를 이루기 위해 신흥 시장은 물론 유럽과 북미 등 선진 시장 진출도 적극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2012년까지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0.5%의 점유율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이 같은 목표가 실현되면 점유율에 비길 수 없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표출했다.
김 사장은 “전 세계 휴대폰 시장의 0.5%를 점유하면 매출액으로 5억달러가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소 휴대폰 업체로서는 결코 적은 수치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내년 세계 휴대폰 시장은 글로벌 1위 업체인 노키아도 사업 및 인력 구조조정에 나설 만큼 상황은 좋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또 점유율 싸움을 위한 원가 경쟁도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지엠텍은 이에 대비하기 위한 조직 쇄신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김 사장은 “업무를 중심으로 유연한 아메바식 조직 시스템을 만들어 시장 변화에 신속하고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며 “15개국에 이르는 해외 시장에서의 경험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원가 경쟁력을 더욱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패션 아이템으로 진화하고 있는 휴대폰 시장에서 고도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디자인 개발에도 주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마지막으로 “사실 내년은 그 어느 때보다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한국의 건강한 휴대폰 산업 생태계를 위해 도전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