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중학교 2학년생들의 수학·과학 분야 학업 성취도가 세계 2위, 4위로 최상위권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학생들이 두 과목에 대해 느끼는 자신감과 즐거움 정도는 세계 평균에 못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우리나라는 여학생보다 남학생이 성취도가 높았으며, 수학 학력 수준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지만 과학은 하락세를 보이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제교육성취도평가협회(IEA)는 우리나라와 미국·일본·대만·영국 등 세계 50개국 중학교 2학년생 약 23만명을 대상으로 9일 발표한 2007년 수학·과학 성취도 비교 연구(TIMSS)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 우리나라 중학교 2학년생들의 수학·과학 성취도는 세계 최상위권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상위 그룹인 ‘수월 수준’에 속하는 학생비율은 수학 40%로 세계 2위, 상위 그룹인 ‘우수 수준’ 비율은 71%로 세계 1위로 나타났다. 과학의 ‘수월 수준’ 학생 비율은 17%로 세계 3위, ‘우수 수준’ 비율은 54%로 4위를 차지했다.
남여학생 비교에서는 남학생이 수학 599점과 과학 557점으로 여학생의 수학 595점과 과학 549점에 비해 모두 높았다. 하지만 여학생의 수학, 과학 점수는 1995년에 비교해 각각 24점, 19점 상승해 남학생(1995년에 비해 각각 11점 상승, 2점 하락)보다 상승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의 학력 수준은 세계 최고였지만 두 과목에 대해 느끼는 자신감이나 흥미도는 매우 떨어져 문제로 지적됐다.
수학의 경우 자신감 지수가 ‘상’인 학생 비율은 29%로 세계 43위였으며, 국제 평균인 43%에도 크게 못 미쳤다. 수학에 대한 즐거움 인식 지수가 ‘상’인 학생 비율도 33%로 국제 평균 54%에 한참 뒤졌다.
과학 역시 자신감 지수가 ‘상’인 학생 비율은 24%로 세계 27위를 기록했으며, 국제 평균 48%에도 한참 모자랐다. 즐거움 인식 지수가 ‘상’인 학생 비율 역시 38%로 세계 29위를 차지해, 국제 평균 65%에 턱없이 낮았다.
이는 우리나라 학생들이 공부는 잘 하지만 자신감과 흥미를 가지고 능동적·창의적인 태도로 학습에 임하지는 못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