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손실 따질 땐 현금흐름표 보세요

 환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환율에 상장 기업들이 실적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환율하락이 가장 좋은 시나리오지만 기대감이 높지 않아 적정한 외환을 보유한 기업의 현금흐름표를 참고해 투자하는 것이 투자자의 환율 헤지 노하우란 지적이다.

 10일 대우증권은 올 2분기 1000원을 돌파해 1400원대로 급등하며 환 변동에 다양한 헤지를 걸어놓은 기업이 지난 3분기까지 11조1000억원의 손실을 내 전체 매출액의 2.1%, 영업이익의 27%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4분기 들어서도 1400원대 환율이 지속되며 환손실로 인한 기업이익은 크게 나빠질 것이란 전망이다.

 김평진 대우증권 연구원은 “환손실 부담이 없는 종목을 찾기 위해선 해당 기업이 수출 등을 통한 외환의 수입이 있는 가와 그 범위 내에서 헤지가 이뤄졌는지가 포인트”라며 “이를 위해서는 재무제표 가운데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 흐름 항목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외환손실이 나더라도 현금유출이 없고 현금이 증가한 기업은 위험이 높지 않다고 진단했다. 즉 LG전자의 경우 올 3분기까지 외환파생상품 가입 등으로 외환관련 손실이 6603억원으로 나타났지만 대부분 실제 현금 유출과 관련이 없고 감가상각과 지분법 손실을 제외한 현금흐름은 1조4042억원으로 외환관련 실제 손실은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외환을 벌수 있는 능력과 벌어들이는 범위 내에서 환헤지 부채관리 능력”이라며 “이를 충족하면 외환이 회사의 존폐를 우려할 정도의 위험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