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게임이 산업적으로 가치가 높은 이유는 무한한 해외 시장 때문이다. 작년 기준으로 해외 게임 시장 규모는 약 992억달러. 우리돈으로 환산하면 140조원에 육박한다. 이 가운데 국내 게임 업체들이 강세를 보이는 온라인게임 시장은 매년 20% 이상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게임 수출 기업 중 소리 없이 강한 대표 주자는 조이맥스다. 조이맥스는 최근 2000만달러수출탑을 받았다. 올해 예상 매출이 310억원 정도니 이 가운데 90% 이상이 해외에서 거둬들인 금액이다.
지난 1997년 4월 조이맥스를 설립한 전찬웅 사장(41)은 10년 가까이 고생하다가 10년이 지난 2007년 의미 있는 성공을 거뒀다. 2005년 20억원 안팎에 불과했던 매출은 2006년 91억원을 넘어 작년에 200억원에 근접했다.
이 성공은 2005년 서비스를 시작한 온라인게임 ‘실크로드’가 해외에서 대박을 터뜨린 결과다. 실크로드는 일본·중국·대만·베트남 등을 필두로 세계 여러 나라에서 1900만명의 회원이 즐기는 세계적 게임이다. 실크로드의 중심이었던 터키에서도 회원이 줄을 잇고 있다.
이 게임은 7세기 세계 경제의 중심 무대였던 실크로드를 무대로 상거래와 전투를 통해 사용자가 선택한 직업의 캐릭터를 키워나가는 온라인롤플레잉게임(MMORPG)이다.
전 사장은 “게임 개발 초기부터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고 실크로드를 하나하나 완성해 나갔다”며 “특정 국가의 문화나 정서에 얽매이지 않고 실크로드라는 인류 공통의 역사적 사실을 배경으로 게임을 제작, 세계 어느 나라 사용자도 거부감 없이 접근할 수 있는 게 특징”이라고 밝혔다.
실크로드의 세계적 성공은 직접 서비스에 있다. 보통 온라인게임의 해외 서비스는 해당 국가의 협력 업체에 의해 이뤄진다. 마케팅 측면에서 현지 실정을 잘 아는 협력자가 필요하고 게임 서버도 현지에서 운영하는 편이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조이맥스는 이 관례를 깨고 직접 서비스를 시도했다.
전 사장은 “세계적인 인터넷 인프라 수준이 높아지면서 해당 국가의 서버가 아니라도 게임 품질에 큰 지장이 없는 상황”이라며 “간접 서비스는 매출의 25% 정도를 로열티로 받지만 직접 서비스는 매출의 대부분이 곧 수입”이라고 설명했다.
전 사장은 최근 새로운 모험을 시작했다. 지난 4월 실패한 코스닥 등록을 6개월 만에 다시 시도하고 있다. 짧은 재도전 기간도 이례적이지만 시장 상황은 너무 좋지 않다. 전 사장은 “돈보다는 상장함으로써 얻게 되는 코스닥 등록 업체로서의 위상이 중요하다”며 강행 의지를 밝혔다.
이번에 조이맥스의 상장 예정 가격은 3만5000∼4만원이며 공모 예정금액은 374억원에서 428억원에 이른다. 전 사장은 이 공모 자금으로 북미 지역 선불 카드 유통 및 신용카드 직접 결제를 도입해 해외 결제 유통망을 재정비할 방침이다.
장동준기자 djj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