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오토넷 합병, 주식매수청권이 `암초`

 상장 기업간 합병이 주식매수 청구권에 의해 잇달아 암초에 걸릴 전망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LG이노텍과 LG마이크론의 합병이 대량 주식매수청구권에 의해 무산된 데 이어 현대모비스와 오토넷의 합병도 같은 이유로 위기에 처했다. 양사는 합병에 반대하는 매수청구 규모가 3000억원이 넘을 경우 합병 결의를 취소할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아 놓았기 때문이다.

 증권·운용업계에 따르면 양사의 합병에 대해 반대의사를 표명한 기관투자가의 현대모비스 지분이 3.98%에 이르고 있다. 이는 3000억원을 훌쩍 넘어서는 규모다.

 반대의사를 표시했다고 해서 모두 주식매수청구에 나서는 것은 아니고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수 있는 옵션을 획득한 정도지만 반대의사 주주가 많아질수록 심리적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이날까지 현대모비스와 현대오토넷의 합병에 대해 지금까지 반대의사를 표시한 현대모비스 주주 기관투자가의 주식수는 총 445만6333주인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 관계자는 “현 주가와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의 차이가 커 반대할 수 밖에 없다”며 “현대모비스와 오토넷 주가가 급격히 오르지 않는다면 예정대로 청구권을 행사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현대모비스는 6만5000원, 현대오토넷은 2790원으로 청구권 행사가격과 20∼30%가량 격차가 있다. 반대의사를 표시할 수 있는 시한이 오는 16일까지 남아있는 데다 공시의무가 있는 기관투자가 이외에 상당수의 개인투자자 역시 반대표를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반대의사 지분은 지금보다 훨씬 증가할 전망이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