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USB가 뜬다

캐릭터USB가 뜬다

 “건담·울트라맨·푸우 USB메모리, 들어는 보셨나요?”

극심한 가격 경쟁에 내몰린 USB메모리 업계가 ‘캐릭터 USB’로 살 길을 모색하고 있다.

USB메모리 업계는 백여개로 추산되는 업체가 비슷한 성능에 차별화 없는 제품을 내놓으며, 경쟁적으로 값 낮추기에 열을 올려왔다. 작고 휴대하기 편해 대표적인 이동식 저장장치로 자리잡았지만 메모리 값이 급락하면서 최근에는 8Gb 대용량 USB메모리가 1만5000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캐릭터 및 다양한 디자인을 활용한 USB메모리가 가격 경쟁을 탈피,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건담·울트라맨 등 충성도가 높은 마니아를 확보한 캐릭터의 경우 마니아를 수요를 그대로 흡수할 수 있으며, 다양한 디자인으로 개성을 중시하는 젊은 층의 호응이 높다. 즐거움을 주는 ‘펀(fun)’ 상품이라는 점도 소비자를 끌어 당기고 있다.

PC주변기기 전문업체 버팔로(대표 사이키 쿠니아카)는 건담·울트라맨·루팡 등 인기 캐릭터의 모양을 본뜬 USB메모리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 제품들은 일본 시장에서 올해 하반기 3000대 한정으로 출시돼 폭발적인 인기를 끓었다. 한국 시장에는 4Gb 용량이 약 4만원대로 책정됐다. 일반적인 8Gb USB메모리에 비해 약 세배가 높은 가격이다.

미즈노 마사야 버팔로 한국마케팅담당자는 “일반 USB는 가격 경쟁이 극심하지만 마니아층 수요가 많은 캐릭터 USB는 디자인 프리미엄을 붙인 높은 가격에도 잘 팔린다”며 “독점 계약을 맺은 건담, 울트라맨 및 디즈니캐릭터 등 캐릭터에 대한 호응이 대단하다”고 말했다.

밤비노(대표 송정훈)는 ‘동물 모자를 쓴 귀여운 아기’ ‘날개달린 아기천사’ 등 디자이너의 디자인을 입힌 제품을 2000대 한정으로 판매하고 있다. 독특하고 귀여운 디자인으로 주로 여성 고객층이 많다. 이 회사는 기존 1Gb·2Gb·4Gb로 한정된 용량을 8Gb까지 늘려 선보일 계획이다.

한국액센도 초밥모양 등 재밌는 디자인의 USB를 내놓고 인기몰이에 나섰다. 이 회사는 던킨도너츠와 제휴해 도너츠 모양의 판촉용 USB메모리를 생산하기도 했다.

한국액센 관계자는 “대부분의 USB메모리가 용량, 가격이 비슷하다 보니 디자인으로 차별화를 시도했다”며 “목걸이, 액세서리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차윤주기자 chay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