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IT株, 급락장서 빛났다

  올해 급락장에서 대기업 소속 IT 상장사의 시가총액 비중이 전체 상장사 대비 크게 증가했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주가가 하락했지만 시가총액 비중은 오히려 커지며 전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력도 확대됐다. 이는 지난해 말보다 증시가 40% 가량 하락했지만 IT 기업이 선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4일 FN가이드와 본지가 함께 코스닥과 코스피를 통틀어 7개 주요 그룹내 IT기업 24개사의 연초대비 주가등락률을 살펴본 결과, 지난 12일 기준 이들 기업의 시가총액 비중은 19.87%로 지난해 15.33% 대비 4.54%포인트 확대된 것으로 집계됐다.

실제 코스피지수는 지난 12일 1103.82를 기록해 지난해 말 대비 41% 하락했고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도 54.5%(384.16포인트) 하락했다. 전체 상장사의 시가총액도 1029조원에서 610조원으로 감소했다. 반면 대기업에 속한 IT 상장사의 시가총액은 125조원으로 이 기간 20%(36조원) 감소에 그쳤다.

◇IT 기업 증시 영향력 커졌다=삼성그룹내 IT기업의 시가총액 비중이 이 기간 가장 많이 늘었다. 전체 상장사의 시가총액에서 삼성내 IT기업의 비중은 12.41%로 지난해 대비 3.37%p가 증가해 시장의 영향력이 더욱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어 LG그룹과 SK그룹의 시가총액 비중도 4.01%와 2.75%로 각각 0.42%p, 0.65%p 증가했다. LS그룹도 시가총액 비중이 0.61%로 전년 대비 0.13%p 늘었다.

시가총액 감소는 삼성그룹내 6개 IT기업이 18.5% 감소해 가장 적게 줄었다. 이어 SK그룹(-22.4%), LS그룹(-24.8%), LG그룹(-33.6%), CJ그룹(-46.2%) 순으로 감소폭이 작았다. 반면 동부CNI와 동부하이텍 등이 포함된 동부그룹은 시가총액이 67.6%나 줄어 가장 하락률이 컸다.

◇대형 IT주 선방, 중소형주 급락=기업별로는 대형 IT주가 선방한 반면 중소형주의 하락률은 심화됐다. 삼성전자는 지난 12일 46만5000원을 기록해 지난해말 대비 시가총액이 16.37% 감소해 가장 선방한 것으로 평가됐다. 전체 상장사 시가총액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7.95%에서 11.21%로 늘어났다. LG전자와 SK텔레콤도 시가총액이 각각 20.6%와 3.15% 줄었지만 비중은 각각 0.4%p와 0.8%p 확대됐다.

반면 대기업내 중소형 IT주의 낙폭은 상대적으로 컸다. 삼성그룹내에선 코스닥 부품업체인 에이스디지텍이 이 기간 75.47% 하락해 하락률이 가장 컸다. SK그룹 내에도 SK컴즈가 84.82%의 하락률을 나타냈고 또 중소형주로 분류되는 동부CNI와 동부하이텍 등도 시가총액이 60% 가량 하락해 중소형주 하락폭이 더 큰 것으로 분석된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대형 IT주의 선방에 대해 “폭락 이후 대형주보다 중소형주의 하락폭이 컸고 반등 국면에선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로 대형주 상승률이 컸기 때문이다”고 풀이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