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산 휴대폰 파괴력 "시장 점유율 10%도 힘들 듯"

외산 휴대폰 파괴력 "시장 점유율 10%도 힘들 듯"

 “외산 휴대폰, 10% 점유율도 힘들다.”

새해부터 노키아를 비롯한 다양한 외산 휴대폰이 대거 한국 시장에 선보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들 제품의 파괴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4월부터 위피 탑재 의무화도 폐지될 예정이어서 애플의 3G 아이폰과 소니에릭슨의 엑스페리아(XPERIA) 등이 줄줄이 한국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소비자들은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휴대폰 선택권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이들 제품의 한국 시장 안착 여부는 일단 불투명하다.

특히 한국형 서비스 개발과 AS망 확충, 환율 등의 변수를 고려할 때 10% 점유율도 장담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15일 SKT의 한 관계자는 “외산 휴대폰들이 모바일뱅킹을 비롯해 지상파·위성DMB 등의 한국형 서비스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플랫폼 컨버젼 등에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단말기 소싱 업무를 진행하는 부서에서도 초반에는 고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빠르면 2월께 한국에 선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노키아의 ‘6210 내비게이터’의 경우 노키아 자체 OS인 심비안 9.3 버전을 채택하고 있다. 이 제품은 일단 위피를 탑재하고 출시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SKT와 KTF 전용 서비스 개발이 계속 지체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기존 콘텐츠를 심비안 기반으로 컨버전할 수 있는 모바일 콘텐츠 업체들의 기반이 넓지 않은 것이 원인이다.

최근의 환율 상승도 부담스럽다. 6210 내비게이터의 가격은 250유로 선으로 현재 환율을 고려할 때 45만원을 상회한다. 특히 외산 휴대폰 도입 논의가 가시화되던 연초에 1000원 미만이던 원·달러 환율이 1400원에 달하는 것이 최대 복병으로 등장했다. 그만큼 가격 경쟁력이 훼손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변수는 전국적인 휴대폰 AS망의 구축에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SKT 측은 일단 30여개에 달하는 SK네트웍스의 서비스망을 통해 AS를 제공한다는 입장이지만, 삼성과 LG의 인프라에 비해 턱없이 모자란다.

윤정호 로아그룹 선임연구원은 “노키아를 비롯해 초기에 한국 시장에 출시되는 휴대폰들은 테스트 성격이 강한 제품들”이라며 “한국 소비자들이 고급화된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는 히트 제품이 단기간에 나오지 않는 한 10% 점유율을 차지하는 것도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