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가 지난 10월 무인 달 탐사위성인 ‘찬드리얀 1호’를 성공리에 발사했다. 세계에서 여섯 번째, 아시아에서 일본, 중국에 이은 세 번째 달 탐사 기술력이다.
발사체나 위성 등 우주와 관련한 기술은 아시아권에선 일본과 중국에 이어 단연 인도가 앞서 있다.
그러나 인도의 기술력에 대해선 대외적인 접촉이 활발하지 못해 그다지 많이 알려지지 않은 형편이다. 인도는 프랑스와 독일 등 유럽국가와는 어느정도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일본이 ‘연필로켓’을 통해 자체 발사체를 개발하면서 H-2로켓 수준까지 왔다면 인도의 발사체와 위성 기술은 구소련의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특히 인도는 냉전시대 친소 외교정책으로 인해 우주개발에도 구소련의 모델을 상당부분 벤치마킹하고 있다. 발사체와 위성 기술에 관한 한 중국의 기술이 러시아 제품의 ‘짝퉁’이라 불릴 정도로 유사한 부분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듯 인도의 기술력의 상당부분도 러시아 기술과 흡사한 부분이 많다는 것이 정설이다.
인도가 처음 개발한 인공위성발사용 로켓은 1980년 지구관측위성 로히니 1B를 쏘아올린 ‘SLV’이다. 이 ‘SLV’로 인도는 세계에서 7번째로 위성발사 능력을 획득한 국가가 됐다. 이 발사체는 3단식 고체로켓으로 저궤도에 35∼40㎏의 발사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90년대 들어 인도는 극궤도위성발사로켓(PSLV)을 개발했다. 이 PSLV는 고도 900㎞의 태양동기궤도에서 1톤의 발사능력을 보유했다.
인도는 현재 3단식의 정지궤도위성발사용 로켓(GSLV)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이 GSLV는 2500㎏의 통신위성을 정지 천이궤도(GTO)에 발사하는 것을 목료로 하고 있다. 이 GSLV엔진은 당초 러시아에서 기술을 도입할 예정이었으나 군용으로의 전용을 우려한 미국의 미사일 수출규제(MTCR)에 의해 결국 완성품을 구매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이후 인도는 1993년 액체산소·액체수소 엔진 폭발사고 등을 거쳐 엔진케이스, 단간구조, 페이로드 페어링 부분, 엔진 컴포넌트, 전자모듈 등 하드웨어 대부분을 자체 개발했다.
이 GSLV는 2003년과 2004년 2개의 위성을 정상궤도에 올리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2006년엔 위성 INSAT-4C를 싣고 발사됐으나 불행히도 실패했다.
인도의 우주계획은 경제개발에 초점을 맞춰 진행되고 있으며, 위성 발사용 로켓, 통신위성, 지구관측위성의 자력 기술에 의한 제조 및 발사능력의 확립이 목표다.
투입예산은 지난 2002∼2006년 제10차 5개년 계획 동안 총 1330억 루피(29억 달러)를 우주개발에 쏟아 부었다. 투자 규모는 1990년 이래 매년 평균 12%이상 증가해 왔으며, 2006년 예산 배분은 발사체에 145억 루피(3억2000만달러), 위성개발에 86억 루피(1억 9500만 달러)를 투입했다.
우주개발 계획은 우주위원회(ISC)와 우주성(DOS), 인도우주연구기구(ISRO) 등 3개 기관에 의해 주로 추진되며 위성의 운용은 국립원격탐사기관인 ‘NRSA’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 발사된 인도의 ‘찬드리얀 1호’ 개발에는 1172억원이 투입됐다. 오는 2010년까지 2년간 달 궤도를 돌면서 달 표면 지도와 광물·화학 지도 제작에 필요한 각종 데이터를 수집하게 된다.
인도는 2∼3년 후 발사를 목표로 달 표면 착륙선인 찬드리얀 2호를 제작하고 있으며, 2014년에는 유인우주선을 발사할 계획이다.
한편 인도는 ISRO가 주로 로켓과 위성을 제작하지만 유럽이나 미국, 일본처럼 발사체와 위성의 제작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술력을 지닌 민간 기업은 없다. 대신 ISRO는 우주관련 제품 및 서비스 시장 개척을 위해 국영 자회사인 안트릭스사를 설립,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