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인프라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플랫폼 구축이 필수다”
경종민 KAIST 전자전산학부 교수는 16일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제1회 시스템반도체포럼 조찬세미나’ 연사로 나와 이같이 말했다. 그는 “대만, 중국, 홍콩, 싱가포르는 기술과 시장·자본·노동력으로 무장해 인프라를 구축했다”면서 “우리에게 시스템업체와 반도체산업, 스피드, 열정은 있지만 서로 윈윈할 수 있는 플랫폼은 없다”고 지적했다. 경 교수는 대만과 3M의 사례를 예로 들면서 플랫폼 유무가 얼마나 중요한지 역설했다.
대만은 ‘Si-Soft’프로젝트를 앞세워 2003년부터 4년간 3000억원의 정부자금을 동원, 미국 등에서 340명의 반도체설계 분야 교수를 충원했다. 연간 2000명 이상의 석사를 배출한다. 3M은 40가지 이상의 코어 기술을 기반으로 한 플랫폼을 이용, 포스트잇·스카치테이프 등 세계적인 제품들을 만들어냈다.
경종민 교수는 “이제는 단품보다는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한 제품을 판매해야한다”면서 “플랫폼, 제품시리즈, 브랜드를 생각하면서 글로벌 경쟁을 준비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 교수는 산·연·학·관이 각자 맡아야 할 임무와 핵심전략도 소개했다. 정부는 플랫폼 구축의 핵심으로, 자금을 투입해 인프라를 조성하고 전문가 시스템을 구축·운영한 다음 다른주체들이 원활히 활동할 수 있는 조력자 역할을 맡는게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국책연구소는 핵심기술 연구와 사업화할 수 있는 연구를 구분해 담당한다. 대학 학부는 자질교육을 맡고, 대학원은 심화연구를 수행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기업은 기반기술을 확보하고 장기적 관점에서 전문가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줄 알아야한다고 말했다.
경종민 교수는 “플랫폼 설계에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시스템·소프트웨어 회사, 반도체설계 기업, 연구소, 대학 등이 참여해야한다”면서 “하드웨어아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공유하며 규격이나 크기 등의 기능·성능을 검증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든 다음 정부가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날 경종민 교수의 강연은 ‘시스템반도체 상생을 위한 산·연·학·관의 핵심전략’라는 주제로 1시간동안 진행됐으며, 업계 전문가·관계자 60여명이 참석했다.
설성인기자 siseo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