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스트레스 호르몬의 하나인 ‘코티솔’ 합성과 분비가 하루 주기에 따라 조절되는 과정을 밝혀냈다.
서울대 생명과학부 김경진 교수팀은 16일 ‘미 국립과학원회보(PNAS)’에서 신경 내분비학 분야의 난제 중 하나인 부신 스트레스 호르몬의 일주기성 조절 메커니즘을 구명했다고 밝혔다.
인간을 포함한 거의 모든 생명체는 내부에 생체시계가 있어 수면과 신체 대사율, 호르몬 분비, 혈압 등 생리현상 대부분이 하루 주기의 리듬으로 유지된다.
좌우 콩팥 위에 있는 내분비샘인 부신에서 합성·분비되는 대표적인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졸도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분비가 늘어나는 것은 물론 하루 중 활동기에 혈중 농도가 높아지는 일주기적 특성을 보인다. 스트레스에 의한 코티졸의 분비메커니즘은 비교적 구체적으로 알려져 있는 반면 코티졸의 일주기성에 대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상태였다.
김 교수팀은 연구를 통해 부신 코티졸 합성 세포들이 자체적인 생체시계 분자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고, 이를 통해 코티졸 합성의 핵심 유전자인 StAR 유전자 발현을 제어함으로써 코티졸의 일주기성을 조절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진은 특히 부신 코티졸 합성 세포에서만 생체시계가 망가진 형질 전환 생쥐를 만들어 그 유효성을 직접 확인했다. 부신 특이적 생체시계 결핍 생쥐에서는 코티졸의 일주기적 합성·분비가 저하됐으나 다른 부신 호르몬 분비는 정상이었다.
김 교수는 “일주기적 코티졸 분비 이상이 우울증이나 불면증 같은 스트레스성 신경 질환과 직접적으로 연관된다는 게 현재까지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이번 연구결과가 향후 스트레스 관련 질환 연구와 치료법 개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