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HP(대표 최준근)가 글로벌 경기한파가 몰아친 하반기 이후 외국계 토털 IT기업으로는 처음으로 공식적인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16일 한국HP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HP는 감원을 목적으로 한 조기퇴직프로그램(ERP)을 실시하기로 하고 최근 관련 내용을 전 임직원에게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앞서 지난 8일에는 한국HP 노동조합이 조기퇴직에 관한 건으로 임시대의원회의를 열기도 했다. 한국HP가 ERP를 실시하는 것은 지난해 말 이후 1년여만이다.
이번 ERP는 △테크놀로지솔루션그룹(TSG) △EDS △이미지프린팅그룹(IPG) △퍼스널시스템그룹(PSG) 등 4개 사업 그룹이 대상이나 이 가운데 인력규모가 가장 큰 TSG의 영업부문은 대상에서 제외됐다.
최전방 부대에 해당하는 TSG의 영업 인력이 대상에서 제외된 만큼 조기퇴직 대상자는 나머지 3개 사업그룹 가운데 근무연수가 높은 직원들이 주를 이룰 것으로 점쳐진다. 전체 한국HP 직원 1200여명(2007년말 기준) 중 EDS에 220여명, IPG와 PSG에 각각 100여명씩 근무하고 있다.
일단 이번 조치는 지난 9월 HP 본사가 EDS 인수 이후 기업 효율화를 위해 3년간 전체 직원의 약 7.5%에 달하는 2만4000여명을 감원한다는 계획을 밝힌 데 따른 후속조치로 해석된다. 한국HP가 불과 1년 전인 지난해 말 역삼각형 구조의 인력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한차례 ERP를 가동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기존 EDS코리아로부터 합류한 인력이 20여명에 불과하고, 하반기 이후 경기침체와 환율급등으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이어서 한국HP만의 사정도 반영됐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한편 한국HP 측은 “감원 배경 및 규모 등은 회사 내부 사안이어서 설명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