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D램 짙어지는 `전운`

 차세대 모바일 D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세계 메모리반도체 업체의 양산 경쟁이 불붙었다. 업체들은 특히 새해 상반기에 50나노급 공정을 적용한 양산에 일제히 돌입할 예정이어서 PC D램에 이어 ‘제2의 치킨게임’을 예고했다. 모바일 D램은 디지털카메라·MP3 플레이어·휴대폰 등과 같은 모바일 기기에 탑재하는 메모리로 PC D램에 비해 부가가치가 높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하이닉스반도체, 일본 엘피다메모리 등 모바일 D램 3사는 2Gb 모바일 D램 양산 시점을 새해 상반기로 잡고 제품 개발을 마쳤거나 50나노급 공정 안정화를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는 새해 상반기를 목표로 50나노급 2Gb 모바일 D램을 양산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세계 최초로 80나노 기술을 적용한 1Gb 모바일 D램을 지난 2006년 12월에 개발, 양산에 들어갔다. 삼성전자는 50나노급 2Gb D램을 개발, 기존 제품 대비 두께가 얇으면서 전력소모가 적은 제품을 양산해 시장을 선점한다는 방침이다.

 모바일 D램 2위인 일본 엘피다도 50나노 2Gb 모바일 D램 개발을 마치고 새해 상반기 양산에 돌입한다. 이 제품 역시 삼성·하이닉스 제품과 마찬가지로 멀티칩패키지(MCP)와 패키지온패키지(PoP) 제품에 들어가는 모바일 D램 제품 중 최대 용량이다. 이 회사는 기존 70나노 1Gb 모바일 D램 양산에 주력해왔다. 하이닉스반도체도 1Gb 개발엔 삼성에 뒤졌으나 세계 최초로 54나노 기술을 적용한 2Gb 모바일 D램 제품을 개발, 중국 우시(HC2)공장에서 새해 상반기 양산에 들어간다. 이 회사는 대용량화·저전력화·고속화·소형화로 급변하는 모바일 D램 시장을 선도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66나노 공정을 적용해 1Gb 모바일 D램을 양산해왔다.

 경기 악화에 따른 메모리 업계의 감산 확산에도 불구하고 3사가 이처럼 모바일 D램에서 양산 경쟁을 벌이는 것은 내년 4분기 이후 경기 회복에 따른 잠재 수요를 선점하기 위한 조치다. 차세대 제품을 선점해 시장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2, 3위 업체와의 격차를 벌리기 위해, 엘피다와 하이닉스는 각각 삼성전자와 엘피다와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 공격적인 양산에 돌입할 전망이다. 지난 상반기까지 모바일 D램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 49.8%, 엘피다 31.8%, 하이닉스반도체 10.5%다.

 3사의 양산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새해 50나노급 2Gb 제품이 모바일 D램 시장의 주력 제품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가격 경쟁 또한 본격화해 수요를 자극함으로써 당초 수요 둔화가 예상됐던 새해 모바일 기기 시장에 활력소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도 높아졌다. 시장조사기관 아이서플라이는 모바일 D램 시장이 2012년까지 연평균 14.4%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