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병원성 세균에 감염되거나 조직이 손상됐을 때 체내 선천성 면역체계가 세포질 내의 세균 DNA를 인식하고 활성화되는 과정을 구명했다.
김경규 성균관대 의대 교수와 김양균 화학과 교수팀은 17일 세균 감염이나 조직 손상에 의해 세포질 내 DNA 센서 단백질인 DAI(DNI/ZBP1)가 세균의 DNA를 인식해 선천성 면역반응을 활성화시킨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말했다.
사람의 몸은 세균 침입에 대항하기 위해 선천성 면역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선천성 면역반응은 DAI가 세포질 내에 침투한 세균 DNA를 인식하면서 활성화된다. DAI는 DNA와 결합하는 DNA결합 도메인과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단백질과 결합하는 단백질 결합 도메인으로 이루어져 있으나, DAI가 세균의 DNA를 인식하는 과정과 이에 따른 유전자 발현 조절메커니즘은 알려져 있지 않았다.
연구진은 DAI DNA결합도메인의 3차원 구조를 이중나선이 왼쪽으로 꼬여 있는 Z-DNA가 결합해 있는 상태에서 규명함으로써 DAI의 세균 DNA 인식메커니즘을 분자 수준에서 밝혀냈다.
김경규 교수는 “선천성 면역에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DNA 센서의 작용 메커니즘을 밝힘으로써 세포질 DNA에 의한 선천성 면역 활성화 과정을 이해하는 초석을 마련했다”며 “연구결과는 향후 인터페론이나 선천성 면역체계를 이용한 면역치료제 개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재단의 국가지정연구실(NRL) 사업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연구결과는 ‘미 국립과학원회보(PNAS)’ 16일자 인터넷판에 게재됐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