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코리아가 국내에서 판매된 아이팟 나노에서 배터리 화재가 발생할 수 있음을 알고서도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애플코리아는 해당 제품이 일본에서 사고가 발생, 리콜 조치에 들어갔음에도 국내에선 적극적인 대처를 하지 않았다.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 사건 내용을 올린 피해자 김모씨는 “애플코리아에 화재 접수를 하면서 시리얼 넘버를 불러줬을 때 애플 측에서 곧바로 해당 제품은 배터리 과열의 문제가 있다는 답을 받았다”며 “우리나라에서 팔린 아이팟 나노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는데도 이를 적극적으로 홍보하지 않은 애플코리아의 대응은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다.
시리얼 번호는 제품마다 부여된 고유 번호로 이를 통해 제조업체는 유통 경로와 규모를 추정할 수 있다. 하지만 애플코리아는 “해당 제품이 국내에 얼마나 팔렸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으며, 현재로서는 리콜 여부에 대한 답을 줄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이 제품은 전 세계적으로 팔려나갔지만 유일하게 일본에서만 리콜이 진행됐다.
또한 애플은 “지난 8월 애플 일본지사의 리콜이 결정나고, 일부 아이팟 나노 1세대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내용을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했다”고 밝혔다. 애플코리아의 홈페이지에는 “2005년 9월에서 2006년 12월 사이에 판매된 애플 아이팟 나노(1세대) 배터리가 매우 드물기는 하지만 과열되어 작동을 중지시키고 손상시키는 경우가 있음을 확인했습니다”라고 공지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공지 내용은 애플코리아 공식홈페이지(www.apple.com/kr)에서 찾아 들어가기가 쉽지 않을 뿐더러, 검색을 해도 해당 게시물을 발견하기 어렵다.
사건이 터진 뒤 애플코리아의 대응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애플코리아는 당초 “제품을 수거해 정확한 실태를 파악한 뒤 교환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것과는 달리, 17일 피해자 김모씨에게 화재가 난 제품을 보내면 신형 아이팟과 충전기를 보내주겠다고 제시했다. 이는 제품을 조사해 결함 여부를 명확히 않은 상황에서, 우선 보상을 끝내겠다는 의도로 비춰져 국내 소비자들의 원성을 살 것으로 보인다.
차윤주기자 chay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