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작 논란의 정점에 있는 박수근 화백 작 ‘빨래터’의 경매를 주간한 서울옥션이 법원 감정을 신청하기로 했다.
서울옥션은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상대방의 주장이 얼마나 무책임한 것들인지 명백히 드러날 것”이라며 이처럼 밝혔다.
서울옥션은 ‘빨래터’와 서울대의 과학감정 때 비교 대상으로 사용된 ‘고목과 여인’, 빨래터의 소장자였던 존 릭스가 박수근 작품이 놓여 있는 방에서 찍은 사진 원본 등에 대해 법원 감정을 신청할 계획이다.
빨래터는 지난해 5월 서울옥션을 통해 45억2000만원에 거래된 뒤 작년 12월 미술 전문 격주간지 ‘아트레이드’가 위작 의혹을 제기하면서 진위 논란에 휩싸여온 작품이다. 서울옥션은 올해 1월 아트레이드 측을 상대로 명예훼손 등에 따른 3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최명윤 명지대 교수는 ‘고목과 여인’의 작품 재료는 1980년대 후반 개발된 집섬보드(MDF)로 위작을 증명할 결정적인 단서라고 지적해왔다. 최 교수는 존 릭스의 사진들도 합성 가능성이 있다고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법원 감정은 담당 재판부가 새해 1월 12일까지 양측으로부터 재감정 방식에 대한 의견을 받아 추가 과학감정이 이뤄지도록 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최윤석 서울옥션 미술품 경매팀장은 “‘고목과 여인’ 재료가 MDF인지 아닌지 펄프 전문가들에게 의뢰한 결과, 전자현미경 촬영을 통해 종이류라는 의견을 통보받았다”며 “존 릭스 사진도 원본을 법원에 제출, 법원 감정을 신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옥션은 존 릭스의 가족들이 박수근 작품이 있는 방에서 찍은 동영상과 존 릭스와 박수근이 주고받은 크리스마스 카드 등도 확보하고 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