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 키워 영상 콘텐츠 세계화 힘쏟을 터"

"인재 키워 영상 콘텐츠 세계화 힘쏟을 터"

“영상 콘텐츠에 10년을 잘 투자하면 100년 먹을거리가 나올 수 있습니다.”

 박준영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장(68)은 한류가 주춤하다는 이야기도 나오지만, 여전히 우리나라의 방송영상은 미래산업이면서 고부가가치를 남길 분야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 68년 옛 동양방송에서 첫발을 내디딘 후 KBS, SBS, 옛 방송위원회 상임위원 등 방송 한 분야에서만 40년간 기획·제작·편성·기술·경영·관리를 담당해본 대표적인 방송 전문가로 꼽힌다. 그런 그가 방송영상 정책에 대해 입을 열었다.

 박 원장은 “현재 우리의 방송 콘텐츠산업은 크지 않은 파이에 늘어나는 포크와 나이프로 이전 투구의 장이 돼 버린 상황”이라며 “국내의 4800만명 대상에서 벗어나 65억명의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무대를 넓혀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재임기간 동안 영상 콘텐츠의 세계화를 위한 인재육성과 제작기반 구축사업에 역점을 두겠다”는 계획도 내비쳤다.

 그는 우리나라가 전통적으로 춤과 노래를 사랑하는 창의성 있는 나라로, DNA 자체가 문화·영상과 잘 맞아떨어진다는 점을 강조했다. 영상 콘텐츠산업이 국가 녹색성장에 있어 중요 역할을 하는 것은 물론 장기적으로 국가의 주요 먹거리가 될 것이라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영상방송 콘텐츠로 글로벌 시장을 열기 위한 첫번째로 인재육성을 꼽았다.

 “박진영이나 심형래 같은 사람은 계란으로 바위를 치고 있는 선구자”라며 “적어도 10년 이상 장기적 관점에서 수업료도 내고 실수도 해봐야 다양한 노하우도 생기고 세계와 경쟁할 수 있는 기술자, 기획자, 작가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뷰 내내 인재와 시장을 넓히는 진흥책을 강조했다. 세계 최고의 전문가를 교사로 데려오고, 방송영상 콘텐츠 고수들이 자유롭게 경연할 수 있는 분위기부터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것이 오래 지속하다 보면 기획·제작·유통·수출에 이르는 영상콘텐츠의 선순환 고리를 마련할 수 있다는 게 박 원장의 생각이다.

 박 원장은 우리가 잘 아는 만화영화 ‘개구리 왕눈이’ 노래의 작사가이기도 하다. 그는 우주소년 아톰·독수리 5형제·미래 소년 코난 등 30여 개의 만화주제가를 직접 작사했다. 그는 매달 몇십 만원의 저작권료도 들어온다며 웃었다. 실제 박 원장에게 휴대전화를 걸면 통화연결음으로 ‘개구리 왕눈이’가 들려온다. 그는 현재 한국문인협회·시인협회의 회원이며 시집도 두 권이나 낸 시인이기도 하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