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경기가 당초 예상보다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우리나라의 내년 경제성장률이 2% 초반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외국기관이 우리나라에 대해 2%대 성장률을 내놓고 있는데 이어 국내 기관의 가세로 2% 성장론에 힘이 실렸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제 실물경기 침체로 우리나라 경제의 주력인 수출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지난 10월에 3% 후반대를 전망했던 기관들은 11월과 12월에 들어서면서 2%대로 하락한 수정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번주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내년도 경제성장률 수정 전망을 발표할 예정이다. KDI는 지난달 13일에도 3.3%를 제시하며 당시 민간연구기관의 전망치에 비해 낮은 성장률을 제시한 바 있어 이번에도 대폭 하향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앞서 한국경제연구원은 10월에는 3.8%를 제시했지만 지난 7일 수정 전망치를 내놓으면서 2.4%로 하향조정했다. 10월 3.9%로 비교적 높은 수치를 내놓았던 현대경제연구원도 이달 8일에는 3.1%로 내려 잡았다.
삼성경제연구소(3.2%), LG경제연구원(3.6%), 산업연구원(3.5%) 등 아직 3%대를 유지하고 있는 기관들도 경제위기가 심화되면서 2%대로 내려잡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세계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있어 국제 경제와 동반 경향이 큰 한국 경제로는 세계시장 경제 성장률에 따라 좌우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도미니크 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21일(현지시각) “내년 1월 세계 경제성장 전망을 더 하향 조정해야 할 것 같다”고 말한 것은 한국경제 전망수치도 더 내려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발언이다. IMF는 지난 10월 내년 세계 경제가 3.0%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 뒤 지난달 2.2%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또 지난 12일 한국은행이 2.0%라는 전망치를 내놓은 터라 민간 연구기관들은 하향조정에 대한 부담감이 없어져 2%대로 하향조정이 잇따를 것이란 예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 성장률 목표치를 3% 내외로 제시한 정부와 2% 초반대로 수정하고 있는 기관과의 격차가 벌어질 것으로 보여 정부가 내년 성장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 어떤 정책을 동원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