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열린 지식경제부 장관과 발광다이오드(LED) 업계 최고경영자(CEO) 간담회 관련 공식 보도자료를 받아든 기자는 눈을 의심했다. 정부와 업계의 LED 관련 투자 계획을 밝히는 내용 중에 ‘삼성전자와 삼성전기가 새해 2250억원 규모의 LED 합작사(조인트벤처)를 설립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업계 판도를 한순간에 뒤엎을 만한 파괴력 있는 내용이다. 확인 취재한 결과는 허탈했다. 업무상 착오였다. 사실과 다르며, 확정되지 않는 사실이 보도자료에 들어갔다는 것. 지경부는 보도자료를 발표한 지 1시간 30분도 채 안 돼 부랴부랴 ‘정정 자료’를 냈다.
정부와 민간기업이 함께 업무를 진행하다 보면 충분히 자질구레한 실수를 할 수 있다. 구태여 ‘소동’이란 단어를 꺼내와 결부시킬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날 간담회는 정부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꼽은 LED산업을 크게 한번 일으켜 보겠다고, 가장 바쁜 연말연시에 새해 투자 계획을 민관이 함께 의논하자고 잡은 자리다. 투자 분위기를 한껏 띄울 만한 사안이 제대로 확인도 안 된 상태에서 1시간 30분 만에 ‘소동’으로 추락한 것을 보면 정부가 업계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조급증에 빠진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섰다. 자료에 나온 일부 업체 매출 통계엔 LED 외 매출이 포함됐다.
‘저탄소 녹색성장’을 외치는 정부는 LED 사업에 큰 관심을 쏟는다. LED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IT 등 우리나라 주력 산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유망 산업이 분명하다. 최근 대표적인 저효율 조명기기인 백열전구도 2013년까지 퇴출시킨다는 계획을 밝혔으니 LED 보급은 더 시급하다.
이날 업계 간담회도 이런 관심의 표현이다. 하지만 ‘그린’ 바람에 휘말려 설익은 정책을 쏟아낸다면 좋은 뜻과 달리 성과를 낙관하기 힘들다. 정부가 LED 업계와 섬세한 소통을 통해 정말 성과 있는 시너지를 내기 바란다.
한세희기자<신성장산업부> h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