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제철화학의 폴리실리콘 제조 기술을 무단 유출한 유명 중견기업의 임원 출신들이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동양제철화학에서 기술자로 재직하다 핵심기술을 불법으로 유출한(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전직 임원 이모(51)씨를 구속했으며 다른 임원 출신 2명도 조사중이라고 22일 밝혔다.
이씨 등은 지난 8월 중순께 퇴사하면서 폴리실리콘 제조를 위한 공정도면 등 한 상자 분량의 기술 자료를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폴리실리콘은 태양광 전지의 핵심 소재다.
동양제철화학 측은 “그간 기술개발에 투자한 금액 및 공장 건설 비용, 향후 공장 증설 비용 등을 모두 고려하면 이번 기술 유출로 인한 피해를 수조원대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 기술이 경쟁사로 넘겨졌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이들이 퇴사한 뒤 근무한 것으로 확인된 대기업 두 곳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실시, 기술 유출의 실제 규모를 파악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기술이 해외로 유출됐을 가능성도 조사중이다.
구속된 이씨는 기술을 동양제철화학에서 빼낸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다른 업체로 직장을 옮긴 것이 아니라 컨설팅 계약을 맺고 자문을 해 준 것일 뿐”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동양제철화학은 약 1조6000억원을 들여 지난 3월 국내 최초로 폴리실리콘 상용화에 성공했으며 이후 미국·중국·스페인·독일·이탈리아 등 세계 각지의 기업들과 110억 달러 규모의 폴리실리콘 장기공급계약을 맺었다.
최순욱기자 choisw@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