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너선 슈워츠 선마이크로시스템스 최고경영자(CEO)는 CEO 블로거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이다. 그가 직접 콘텐츠를 채우는 ‘조너선의 블로그(blogs.sun.com/jonathan/)’는 해외 블로그를 즐겨찾는 이라면 한번쯤은 가 봤을 만큼 유명하다. 2004년 6월 CEO 부임 직후 블로그를 개설해 현재 영어뿐 아니라 한국어를 비롯, 불어·중국어·일본어·독어 등 11개 언어로 블로그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블로그 CEO’라고도 부르지만 정작 자신은 이 말을 싫어한다고.
어쨌든 슈워츠 CEO는 자신의 블로그를 선마이크로시스템스의 사업 전략이나 신제품 소개 등 기업 홍보에 적극 활용한다. 이를테면 마이크로소프트와의 제휴 발표나 오픈오피스2.0 출시, 인텔이 주관한 전시회에 파트너 자격으로 솔라리스 서버를 출품했다는 소식 등을 블로그에서 전한다. 올해 2월 대표적인 오픈소스 관련 기업인 MySQL AB를 인수한 이후부터 오픈소스에 대한 메시지를 주로 전달하고 있다. 가장 최근 글인 11월 26일의 ‘(Another) Win for Open Storage…’에서도 위키피디아가 선의 오픈 스토리지 플랫폼을 선택했다는 소식과 함께 위키피디아와 오픈소스의 의미와 관련한 생각을 표출했다.
여기에 더해 최근 고객과의 미팅, 직원 소개, 실적 부진 해명까지 다양한 내용을 망라하고 있으며 보통 블로그와 달리 글을 주제별로 나누는 카테고리가 없는 것도 특징이다.
블로그에서 슈워츠 CEO는 선의 계획이나 비전, 현재 상황 등을 친근하고 자연스럽게 전달하고 있다. 긍정적인, 친근한 CEO 이미지와 기업 이미지를 만들고 있다는 평가다. 선마이크로시스템스에도 응당 대외 홍보 조직이 있겠지만 슈워츠 CEO 혼자서도 엄청난 대외 이미지 제고 효과를 주는 ‘1인 미디어’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통상적인 CEO 업무로도 바쁜 그는 왜 지속적으로 블로그를 운영하는 것일까. 그는 ‘정직’과 ‘성실’을 선의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말한다. 슈워츠 CEO는 고객과의 진솔하고 지속적인 소통이 선의 미래를 보장하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는 듯하다.
“개발자와 접촉을 위해 리눅스월드에 광고를 해야 하는가? 내 블로그를 읽는 사람이 리눅스월드 독자 수보다 많다.”
1인 미디어로서의 자신감이 충분히 읽히는 슈워츠 CEO의 말이다.
최순욱기자 choisw@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