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유통·물류 시장은 인수합병으로 재편되는 역동적인 한 해였다. 규모의 경제 실현을 위해 유진그룹이 전자전문점인 하이마트 인수를 시작으로 이랜드가 한국까르푸를, 홈플러스의 홈에버 M&A로 이어졌다. 온라인 시장에서는 지난 9월 세계 최대 오픈마켓 e베이가 G마켓을 인수한다는 소문으로 유통가는 또다시 소용돌이쳤다.
택배업계도 메이저 4사가 몸집을 불리며 규모의 경쟁이 본격화됐다. 대한통운은 금호아시아나 그룹에 편입되며 한국복합물류를 인수하는 등 모기업의 물류계열사를 통합했다. 한진은 유통의 강자 신세계 그룹의 후광을 입고 시장에 진출했던 신세계드림익스프레스를 인수했다. CJ GLS는 HTH와 합병 완료를 선언했다.
오프라인 전자전문점의 대표주자인 리빙프라자, 하이프라자, 하이마트, 전자랜드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연초 에어컨 예약판매가 호조를 나타내기도 했지만 3분기 이후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해 국내 소비심리가 꽁꽁 얼면서 TV, 디지털기기, 디지털가전의 판매 실적이 성장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특히 원달러 환율이 두 달 만에 30% 이상 폭등하면서 용산전자상가는 휴·폐업을 하는 매장이 늘어났다.
홈쇼핑업계는 선전했다. GS홈쇼핑과 CJ홈쇼핑은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늘어나 ‘남는 장사’를 했으며 롯데와 현대홈쇼핑도 지난해와 비슷한 이익을 남겼다.
인터넷 쇼핑몰업계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큰 폭의 성장세를 나타냈다. 인터넷 쇼핑몰의 올해 거래규모는 약 18조원으로 오픈마켓이 절반에 육박하는 9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가격경쟁력과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이 넓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축소되는 오프라인 소비자들을 흡수했기 때문이다. 또 SK텔레콤이 11번가라는 브랜드를 통해 ‘대기업의 무덤’이라는 오픈마켓에 진출했으며 온라인 쇼핑의 분기 거래액이 4조5000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하지만 CJ와 GS의 오픈마켓인 엠플과 GS이스토어가 G마켓과 옥션이라는 산맥에 가로막혀 결국 문을 닫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