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와 규제 강화 움직임=인터넷 분야는 대외에서 쏟아지는 전방위적인 규제로 힘든 한 해를 보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촛불집회가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서 활성화되고, 동영상으로 집회 장면이 생중계되면서 인터넷이 그 어느 매체보다 강력한 영향력을 지니고 있음을 보여줬다. 하지만 정치권을 위협하는 존재로 부각되면서 정부 여당에서는 신문법 개정안 도입, 사이버 모욕죄 도입, 인터넷 실명제 확대 등 그 어느 때보다도 강력한 인터넷 규제 법안을 도입하는 데 나섰다. 규제를 비롯한 산업에 부정적인 이슈가 불거진데다 경기침체로 광고 시장도 위축되면서 성장가도를 달리던 산업도 잠시 주춤했다. NHN, 다음커뮤니케이션, SK커뮤니케이션즈 포털 빅 3는 지난 3분기에 실적이 하락했다. 국내 주요 포털 7곳은 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환기하고, 건전한 산업 환경 조성을 위해 지난 16일 ‘건강한 인터넷을 위한 포털 자율규제협의회’를 발족하는 등 자율규제 노력을 시작했다. 또, 각 기업은 오픈 전략, 지도 플랫폼 개발, 3D SNS와 같은 신성장전략을 공개하면서 새로운 성장을 다짐했다.
◇나홀로 호황=게임 산업은 올해 활짝 웃었다. ‘글로벌 위기 속에 더욱 빛을 발한 대한민국 게임산업’이란 말이 어울릴 정도로 국내외에서 뚜렷한 성과를 올렸다. 가장 주목한 점은 수출 증가다. 올해 게임 수출액은 예상보다 2년이나 앞당겨 10억달러를 돌파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지역적으로도 중국과 일본·동남아 시장 편중에서 벗어나 북미와 유럽 시장까지 판로를 넓혔다. 일각에서는 게임의 해외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지만 이를 무색하게 만든 쾌거다. 엔씨소프트의 대작 ‘아이온’이 흥행작 기근에 시달리던 게임 시장에 단비로 등장했다. 아이온은 공개 서비스 시작과 동시에 동시접속자 20만명이라는 신기원을 세우더니 상용 서비스 이후에도 그 여세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새해에 아이온이 해외 시장에서 실적이 받쳐준다면 1000억원대 매출도 가능하다는 예상을 내놓고 있다. ‘게임업체 간 빅딜’도 올해 주목할 만한 사건이다. T3엔터테인먼트가 한빛소프트를 인수한 데 이어 넥슨과 NHN게임스가 각각 네오플과 웹젠을 인수, 빅딜을 이어갔다. 새해에도 인수합병 이슈는 게임업계에서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