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결산](4·끝)정보가전·자동차

[2008결산](4·끝)정보가전·자동차

 

 ‘휴대폰과 LCD TV만 빛났다.’

 미국 발 금융 위기로 국내외 경기가 바짝 얼어 붙었지만 휴대폰과 TV만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가전 시장에서는 에어컨·냉장고 등 대부분의 제품이 뒷걸음질쳤지만 김치냉장고 등 기능성 냉장고가 그나마 소폭 신장했다. IT 분야에서는 ‘넷북’이 돌풍을 일으키면서 노트북PC 성장을 견인해 자존심을 지켜줬다.

 ◇LCD TV 각광=2008년 TV 시장은 LCD TV가 견인했다. 디스플레이서치는 올해 TV 시장을 작년에 비해 3% 성장한 2억640만대로 예측했다. 그러나 LCD TV는 작년에 비해 29% 성장한 1억220만대에 이르러 불황을 무색하게 했다. 인도 등 신흥 시장은 무려 68%나 성장했다. PDP TV도 지난해 대비 24% 성장한 1390만대에 육박할 것으로 낙관했다. 풀 HD와 120㎐ 영상 구현 기술을 기반한 프리미엄 제품이 시장의 주력으로 부상했고, LED 백라이트 등 신기술도 시장 진입을 시작했다. 삼성전자 등 국내업체 점유율도 크게 올라갔다. 삼성은 지난 3분기 LCD TV 시장에서 매출 기준 23.9%, 판매량 기준 20.2% 점유율로 2위 소니와 격차를 크게 벌렸다. LG전자도 ‘스칼렛’을 시작으로 규모와 수익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면서 글로벌 브랜드로 위상을 굳혔다. TV를 제외한 다른 가전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에어컨은 연초 소비 경기 침체로 국내 예약 판매가 다소 주춤하면서 예년 수준에 머물렀다. 냉장고도 작년 수준을 밑돌았으며 그나마 와인 셀러·김치냉장고 등 기능성 냉장고의 상승세가 돋보였다.

 ◇휴대폰 괄목할 성과=국내 휴대폰 업체는 올해 괄목할 만한 성과를 올렸다.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국산 업체로는 처음으로 미국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분기에 1060만대를 판매해 시장 점유율 22.4%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 휴대폰 본고장에서 정상에 올랐다. 삼성은 국내에서도 햅틱 1·2, 햅틱 온의 3개 제품으로 100만대 판매를 돌파하며 ‘터치 폰’ 대중화를 이끌었다. LG전자도 올해 사상 처음으로 연간 판매대수 1억대를 돌파할 예정이다. 유럽·미국 등 선진 시장에서 터치·쿼티 폰 등에서 히트제품을 쏟아내며 매출과 수익성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았다. LG 휴대폰 사업을 이끈 안승권 MC사업본부장은 사장으로 승진하는 겹경사까지 맞았다. 기업 구조 개선 중인 팬택 계열도 수출과 내수에서 목표를 달성하며 턴 어라운드의 기반을 닦았다. 국내 휴대폰 시장은 규모 면에서 상반기에 사업자 보조금 경쟁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하반기에 약정 할인 제도가 정착되며 예년 수준에 그쳤다. 11월에는 SKT와 MS, 삼성전자가 함께 개발한 스마트폰 ‘T옴니아’가 선보여 국내 스마트폰 시장 활성화에 기폭제를 마련했다.

 ◇넷북 돌풍=올해 대박 상품이 없던 PC 시장은 ‘넷북’ 으로 활기를 찾았다. 초저가 미니 노트북PC 넷북은 이동성과 싼 가격으로 소비자 입맛을 사로잡았다. 사양은 낮지만 인터넷·워드 등 기본 PC 작업에 부족함이 없고 8∼10인치 크기 액정으로 휴대성이 뛰어난 점이 주효했다. 넷북은 3분기 이후 10만대 이상 팔려 나가며 돌풍을 일으켰다. 전체 PC 시장은 노트북 성장세가 뚜렷했다. PC 출하량이 작년 대비 소폭 줄었지만 노트북은 지난 3분기에만 41만4000대가 팔려 지난해 37만3000대보다 11.2% 늘었다.

 프린터·복합기 시장은 ‘솔루션’에서 활로를 찾았다. 경기 침체로 비용 절감이 더욱 절실해지면서 기기와 출력 프로세스 전체를 관리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통합 출력 관리 서비스’에 관심이 쏠렸다. 이에 따라 프린터 시장의 무게 중심도 하드웨어에서 서비스로 옮겨 갔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국내 출력 관리 서비스 시장을 2006년 868억원에서 2010년까지 매년 평균 28%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휴대 IT 기기는 가격 양극화가 뚜렷했다. MP3 제품은 10만원 안쪽의 저렴한 가격에 음악 감상은 물론이고 동영상·사진·문서 읽기 기능을 지원하는 제품이 인기를 끌었다. 이와 동시에 3인치 안팎의 전면 터치 스크린을 탑재해 동영상 재생 등 멀티미디어 감상에 초점을 맞춘 프리미엄 제품도 한 축을 이뤘다. PMP는 인터넷 강의·전자사전 등 교육 기능에 특화해 꾸준한 수요를 이끌었다. PC 운용체계에 와이브로 등 무선 인터넷을 탑재한 MID도 나와 ‘손안의 PC’ 시대를 예고했다.

 

 <자동차>

 자동차 업계에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힘든 한 해로 기록됐다. 연초 경차 배기량 확대와 수입차 수요 증가로 시장이 확대되는 기미를 보였지만 곧 이어 닥친 고유가와 하반기 경기불황으로 외환위기 이후 10년 만에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공장 가동이 중단되는 사태까지 이르렀다.

 올해 전체 내수판매는 작년 대비 5.7% 감소한 115만대로 부진했다. 상반기까지는 유류값 급등에도 불구하고 소폭 증가세를 보였으나 하반기 들어 금융시장 불안과 자산가격 급락, 경기침체 우려로 감소세로 반전돼 작년 대비 내수가 대폭 감소했다. 월별로 5월까지는 증가세를 유지했으나 6월 경유값을 비롯한 유류가격의 급상승으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중심으로 판매가 감소, 월판매 대수가 10만대 이하로 떨어졌다. 이후에도 금융불안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과 현대·기아·지엠대우 등의 부분파업에 따른 인기차종의 공급부족으로 8∼11월 판매량은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여기에 할부 금융 시장까지 얼어붙어 연말에는 대부분 업체가 잔업과 특근을 하지 않게 되는가 하면 가동을 중단하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이와 함께 미국 ‘빅3’의 생존 여부 불투명, 거기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으로 인한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위기의식도 고조됐다. 기존 대형차와 레저용 차량(RV) 위주로 생산을 해오던 GM·포드·크라이슬러 미국 빅3는 금융위기 여파에 따른 유동성 위기로 인수합병설이 계속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8·15 경축사에서 ‘저탄소 녹색성장’을 향후 60년의 새로운 국가비전으로 제시하면서 친환경 고효율 ‘그린카’ 개발이 본격화됐다. 현대차 등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연구조직 확대 등을 통해 하이브리드카 양산시점을 앞당기고 클린디젤차의 조기상용화에 나섰다. 자동차 업계는 새해 자동차 내수 역시 글로벌 경기침체, 자산가격 하락, 가계부채 증가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과 자동차할부금융 경색 등으로 2008년 대비 8.7% 감소한 105만대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