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여파로 불어닥친 불황을 떨쳐내기 위해 미술계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경매회사와 화랑들이 외형을 줄이고 양질의 작품에 집중하며 내실을 다지는 등 강도 높은 대책들을 속속 내놓고 있다.
지난 몇년 동안 미술시장 호황으로 덩치불리기에 집중했던 상업화랑과 경매회사들이 지금은 오히려 군살빼기에 한창 집중하고 있다. 수익이 나지 않는 사업은 미련없이 철수 중이다. 청담동 사거리 네이처포엠에 입주했던 화랑 중 이화익갤러리 강남점과 인터알리아 청담점은 지난 10∼11월 사이 철수했다. 서울옥션은 12월 중 코엑스에서 열 예정이었던 ‘옥션쇼’를 취소했고, 신생 경매사들은 경매횟수를 줄이거나 수개월씩 경매를 열지 않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실물경제의 침체가 심화될 것을 감안하면 이런 흐름은 내년에도 그대로 이어지거나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에서의 생존을 위해 수익이 나는 부분은 강화하고, 새로운 수요 창출을 위해 사업 다각화를 모색 중이다. 즉 선택과 집중 전략을 채택하고 있는 것. 경매회사들은 주력사업 외 개인판매를 추진 중이다. 시장의 현금유동성이 좋지 않아 낙찰률이 낮아진 점을 감안해 미리 구매의사를 표시한 고객에게 유찰된 작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 것이다. 이 같은 전략은 크리스티나 신와옥션 같은 해외 경매회사도 필요에 따라 이용하는 방법으로 최근 국내 경매회사들이 벤치마킹을 통해 앞다퉈 도입하고 있다.
상업 화랑들은 운송비나 보험료 등 비용이 많이 드는 해외 작가 전시는 줄이고, 국내 작가 전시를 늘리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특히 미술 애호가들이 부담을 크게 느끼지 않을 젊은 작가의 중저가 작품 발굴에 한층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화랑별로 공간 특성을 살린 수입 확대 등도 구상 중이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