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적소탕에 무선영상채증장비 투입한다

해적소탕에 무선영상채증장비 투입한다

 사례 1:우리 수역에서 불법조업 중인 수십척의 중국 어선단을 발견하고 경비함이 접근했다. 두 대의 고무보트에 나눠 탄 해경들이 물보라를 뒤집어쓰며 어선에 올라타자 중국 선원들이 쇠파이프로 극렬히 저항하기 시작한다. 같은 시각 고무보트에서 한참 떨어진 경비함에서 중국 선원들의 적나라한 폭력 행위를 실시간 녹화 중이다. 결국 흉기를 들고 저항한 중국 선원은 영상자료에 따라 처벌을 받았다.

사례 2:소말리아 인근에서 해적으로 의심되는 괴선박을 발견한 우리 군함이 정선을 명령했다. 해군 특전단이 소형 보트로 접근하자 괴선박은 갑자기 소총을 난사하면서 도망갔지만 얼마 못 가서 나포됐다. 한국 해군이 소말리아 해적선을 나포하는 생생한 영상자료는 그날 저녁 세계 뉴스에서 생생히 보도된다.

 정부가 방탄 헬멧에 내장한 첨단 무선영상채증장비를 다음달부터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 단속과 소말리아 해적소탕에 투입한다.

 해양경찰청은 중국어선 단속 및 불법선박의 검색상황을 녹화하기 위해 새해부터 아이디폰(대표 엄현덕)의 헬멧형 영상채증장비를 도입한다고 25일 밝혔다.

 신형장비는 헬멧에 내장된 핀홀 카메라와 녹화기, 허리에 차는 영상 송출기로 구성된다. 해경요원이 헬멧을 쓰면 초당 15프레임의 D1급 동영상을 반경 20㎞ 해역에 실시간으로 전송한다. 해경요원이 단속장면을 녹화하면서 두 손을 자유롭게 쓸 수 있어 캠코더를 쓸 때보다 훨씬 안전하다. 바닷물에 젖어도 끄떡없는 방수구조와 충격에 강한 설계는 기본이다. 최장 3시간 30분 동안 촬영이 가능하며 GPS 정보도 함께 기록된다.

 해양경찰은 지난 9월 중국 어선을 검문하던 박모 경위가 삽에 맞아 숨진 사고 이후 공권력 강화 차원에서 휴대형 영상채증장비를 모든 경비함에 보급할 계획이다. 아이디폰은 지난 23일 해군에도 헬멧형 영상채증장비의 납품계약을 맺었다. 정부는 내년 초 소말리아 해적 소탕작전에 강감찬함(4500톤)을 파병하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어 해적선 검문 및 나포작전에서 한층 생생한 근접촬영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회사 측은 헬멧형 영상채증장비가 불법조업 단속, 해적소탕전에서 성능을 검증받으면 새해부터 경찰과 보안경비업계에서 대거 장비발주를 기대했다.

 엄현덕 아이디폰 사장은 “휴대형 영상채증장비는 상대방의 폭력행위를 예방하는 데 효과적이다. 앞으로 보안, 국방 분야에서 유사한 제품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