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기업들이 예상하는 내년 1분기 수출경기 전망이 수직 급락하며 조사 이래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극도로 얼어붙고 있다.
26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802개 수출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해 내놓은 `1.4분기 수출산업 경기전망조사(EBSI)`에 따르면 내년 1분기 EBSI 전망치는 33.4까지 떨어졌다.
EBSI는 최대값이 200, 최소치가 0으로, 기준치인 100에 미달하면 그만큼 수출 부진을 예상하는 업체가, 호조를 예상하는 업체보다 많다는 의미다.
이 지수는 올해 2분기 128.3까지 상승했다 3분기 90.6로 100 아래로 내려오는 등 하락 추세를 보여왔다. 특히 올해 4분기 82.8을 기록했던 EBSI 전망치가 내년 1분기 33.4까지 급락한 점은 수출업체들의 경기 전망이 극대로 위축됐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풀이되고 있다.
EBSI의 구성지표 가운데 수출기업들이 가장 나쁘게 본 것은 수출 상대국의 경기로, 21.3에 불과했고 제품의 국제 수급상황(41.3), 설비 가동률(43.3), 자금사정(44.8)도 50을 밑도는 등 대부분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수출상품 제조원가는 원자재가 하락과 환율 상승 등을 반영해 올해 4분기 44.6에서 내년 1분기 65.1로 다소 개선될 것이라는 예상이 소폭 늘어났다.
업종별로는 중화학공업의 EBSI가 32.6으로 가장 암울한 전망을 보였고 1차 산업(50.6), 경공업(40.2) 역시 수치는 중화학공업보다 다소 높았지만 압도적 부진 전망은 마찬가지였다.
제조업 가운데도 섬유와 석유화학,수송기계,전자부품 등의 수출 전망이 특히 어둡다는게 업체들의 전망이다.
연구원 측은 "수출 대상국의 경기에 대해 이렇게까지 부정적으로 전망한 것은 처음"이라며 "응답자의 52.5%가 암울한 경기가 1년 이상 지속될 것으로 응답한 것을 감안할 때 내년에는 총력 수출체제를 구축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