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을지로에 있는 스타벅스 매장을 찾은 김지아씨(25). 김씨는 주문대로 향하는 대신 바로 테이블에 앉았다. 60인치 터치스크린 모니터가 달린 테이블이다. 테이블 스크린에서 원하는 음료를 손가락으로 콕 찍으면 무선 모듈을 거쳐 계산대로 주문이 들어간다. 음료를 기다리는 동안에는 테이블 모니터를 만지작거리며 인터넷 서핑을 하고 게임을 한다.
터치 신세계가 열리고 있다. 휴대폰, 내비게이션 등 휴대기기에서 익숙했던 터치스크린은 이제 생활 속으로 걸어나와 언제 어디서든 터치를 만날 수 있는 ‘유비쿼터스’ 터치 세상을 열고 있다.
상암동에 위치한 전시관 ‘디지털 파빌리온’은 가까운 미래에 만날 수 있는 다양한 풍경을 전시하고 있다. 이 전시관이 보여주는 미래는 유독 터치가 많다. TV로 드라마를 보다가 주인공이 입은 옷이 맘에 들면, TV 화면을 터치하면 그만이다. 옷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그 자리에서 주문, 결제를 거쳐 집에서 똑같은 옷을 받아볼 수 있다.
냉장고에도 터치 디스플레이가 달려 있다. 이 디스플레이에는 냉장고에 보관한 내용물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특정 식재료에 손을 갖다 대면 종류, 유통 기한 등을 알 수 있다. 해당 재료를 이용해 만들 수 있는 음식의 조리법도 알려준다. 일부 스타벅스 매장에 도입된 터치스크린 주문 테이블도 이 전시관에서 볼 수 있는 ‘u카페’다.
지난달 마이크로소프트는 차세대 PC 운용체계 ‘윈도 7’을 공개했다. 윈도 7의 가장 큰 특징은 멀티터치 기능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윈도 7’을 깔고 터치 기능을 지원하는 모니터를 설치하면 손가락을 화면에 대고 글씨를 쓰거나 그림을 그릴 수 있다. 두 개 이상의 손가락을 이용해 화면상의 사진을 확대하거나 축소할 수도 있다.
터치의 접목은 IT기기, 가전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터치 인터페이스가 가져다 주는 편리함, 재미 요소는 생활의 모든 영역으로 스며들고 있다. 지하철 개찰구나 출입구 버튼뿐 아니라 무인편의점과 지하철 보관함, 주방가구까지 터치의 영토는 점점 넓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