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극복 경영 이렇게] 친환경·신성장- 친환경 자동차가 `돌파구`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11월 열린 미국 LA 국제 오토쇼에서 공개한 차세대 쏘나타 하이브리드 시스템.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11월 열린 미국 LA 국제 오토쇼에서 공개한 차세대 쏘나타 하이브리드 시스템.

 세계 경제 위기로 제조업의 근간인 자동차 산업이 위기에 빠졌다. 미국의 자존심인 이른바 자동차 ‘빅3’는 의회에 구제금융을 구걸하고 있고 일본과 유럽은 자국 자동차 산업 지원책을 고민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현대기아자동차가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가고 쌍용자동차가 연말 임금 지급을 제대로 못 하는 등 위기의 한가운데에 서 있는 형편이다.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격변의 자동차 업계 앞에 놓인 돌파구는 친환경 자동차라는 데 이견이 없다.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에너지의 30%는 수송에 쓰인다. 그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물론 자동차다. 대표적 온실가스 배출기인 자동차를 녹색 기기로 만드는 것은 저탄소 사회를 구현하기 위한 핵심 과제다.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의 국제표준을 만드는 독립적 비영리 단체 GRI의 언스트 리터링겐 회장은 “기름을 많이 먹는 ‘허머(Hummer)’ 같은 대형 SUV에 주력하던 GM이 몰락하고 소형차 중심인 피아트의 평가가 좋아지는 것은 지속가능 경영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친환경 자동차는 더 이상 가외 비용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수조건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자동차 빅3에 대한 구제금융이 친환경 자동차 연구개발 비용 지원의 형식으로 주어지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일본 데이코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세계 하이브리드 자동차 시장은 2007년 기준 41만여대에 달하며 2015년까지 연평균 32.94% 성장, 400만대의 시장을 형성할 전망이다.

 하이브리드차·전기차 등 친환경 자동차로의 전환은 후발 주자로 출발, 세계 5위의 자동차 생산국으로 성장한 우리나라의 자동차 산업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평가된다. 세계적 경제 침체와 지구 온난화, 유가 상승 등 위기를 한번에 뒤집고 핵심 부품소재 기술의 대외 의존을 끊을 수 있는 카드인 셈이다.

 우리나라의 친환경 자동차 기술력은 일본·미국 등에 비하면 뒤처지는 편이지만 아직 뚜렷한 시장 표준이나 선도자가 없어 충분히 해볼 만한 게임이다. 특히 우리나라가 강점을 지닌 2차전지, 전기전자 기술 등을 활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현대자동차는 새해 7월 LPG와 2차전지를 함께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아반떼를 출시할 예정이다. 일본 유사 차종에 비해서도 손색없는 성능을 자랑하는 이 차는 모터와 인버터, 2차전지와 무단변속기 등 핵심 부품을 협력사와 공동 개발해 내재화했다. LG화학·SK에너지·SB리모티브 등 전지 업체는 플러그인 방식으로 한 번 충전해 30㎞ 이상 갈 수 있는 배터리를 5년 안에 상용화한다는 목표다.

 LS전선·코캄엔지니어링·효성 등은 파워유닛 컨트롤러와 2차전지, 구동모터 등 전기자동차용 부품들을 대거 개발, 세계 전기차 업계에 필요한 부품의 25% 가까이를 국내에서 공급하게 될 전망이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