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B용 동박적층판(CCL) 시장에서 대만 및 중국 업체의 저가공세가 치열해지고 있지만 고부가 시장을 중심으로 한국 제품의 경쟁력이 크게 향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경기침체와 함께 전자제품의 수요가 크게 줄면서 대만 CCL 생산 업체들이 비싼 원자재를 사용해 생산했던 재고가 쌓여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올해 구리 등 원자재 가격의 변화와 환율 등이 CCL 시장을 흔들었다. 올 상반기 톤당 7600달러까지 치솟았던 구리 가격은 지난 8월을 기점으로 2800달러까지 떨어졌지만 대만 업체들이 재고 청산을 위해 싼 가격에 CCL을 내놓으면서 시장 가격은 크게 내려갔다.
특히 공장을 중국으로 이전한 대만 CCL 업체들은 위안화의 평가절상과 임금상승으로 중국 내 생산 비용까지 증가했다. 대만 CCL 업계 관계자는 “새해부터 원자재 가격 안정으로 CCL 업체가 가격 경쟁을 삼가하고 공장 가동을 조절해 시장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반면에 올해 국내 업체는 고부가 제품으로 품질경쟁력을 높였다. 한국전자회로산업협회는 CCL 부문의 국내 생산이 올해 53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두 자릿수 성장률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고부가 제품의 생산이 크게 늘었다. 환경에 유해한 할로겐을 사용하지 않은 CCL은 2004년 전체 생산액 대비 1% 수준에서 올해 26%로 급증했고 반도체 패키지 기판용 CCL은 지난해에 비해 약 115%의 성장했다.
임병남 한국전자회로산업협회 사무국장은 “대만과 중국 업체들의 가격 공세로 국내 기업도 타격을 입었지만 고부가 제품을 중심으로 국내 CCL 업체는 시장 변화에 빨리 적응했다”고 밝혔다.
이동인기자 di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