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증시에서 잊혀졌던 와이브로 관련주가 정부 지원정책 소식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최근 무선인터넷 서비스만 가능하던 와이브로에서 음성통화를 제공할 수 있도록 ‘010’ 번호를 부여하는 파격적인 결정을 내렸다. 정부도 와이브로의 국내 서비스를 활성화하고, 이를 토대로 수출 유망품목으로 육성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와이브로 관련주들은 증시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기침체의 영향과 특별한 모멘텀이 없는 내년 증시에 와이브로 관련주에 관심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서비스 활성화 통해 해외수출 지원=정부는 지난 26일 와이브로에 음성통화가 가능하도록 해 이용자 편의성을 높였다. 가입자 수준이 미미한 국내 와이브로 서비스를 활성화하고자 한 의도다. 또 거점국가(중남미 등)를 대상으로 로드쇼 등을 통해 와이브로 서비스 채택을 지원하고, 4세대 이동통신표준으로 채택되도록 국제표준화 활동을 강화할 방침이다.
내년 미국·일본·인도 등 거대 통신시장에서의 와이브로 서비스 상용화 여부, 정부 정책 및 서비스 업체의 구체적인 행보에 따라 내년 와이브로 관련주의 방향성이 결정될 전망이다.
김동준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기존의 와이브로는 데이터 서비스 위주여서 이동전화의 보완재 역할을 해왔지만 음성서비스를 시작하면 대체 서비스가 될 것”이라며 “와이브로 음성서비스는 무선의 인터넷전화(VoIP)로 저렴한 요금이라는 강점을 가지고 있어 향후 성공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정부가 신규 와이브로 사업자를 선정할 가능성이 있고, 번호이동제를 이동전화와 와이브로간에도 도입할 가능성이 있다”며 “주파수 추가 할당, 신규 사업자 선정 등과 같은 정책적 변수와 케이블 MSO의 이통사업 진출 여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12월 상승세 내년까지 이어질까=지난 26일 전체 지수가 하락하는 가운데서도 이노와이어, 영우통신 등 와이브로 관련주들은 상한가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KT를 제외한 대부분 관련주들이 10% 내외의 높은 오름세를 보였다.
그러나 와이브로 관련주가 12월의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서 넘어야 할 산들도 적지 않다. 와이브로 음성서비스의 수익성 확보가 관건이다. 또 음성서비스를 제공하려면 데이터 서비스보다 2배 이상 설비투자가 필요한데, 기존 이동통신 3사의 투자가 대부분 마무리돼 와이브로 업체가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국내 이동통신 보급률이 93%에 이르러 신규 가입자 유치가 쉽지 않은 것도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양종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무턱대고 장밋빛 전망을 그리기 보다는 철저히 손익을 따져야 한다”며 “예를 들어, KT는 와이브로 음성서비스로 이동통신시장에서 입지를 다질 수 있지만 막대한 투자비 소요, 자회사인 KTF가 타격을 받게 되는 점 등이 고려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kr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와이브로 관련주 및 수혜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