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세계 천문의 해’를 맞아 우리나라도 지구상 최대 광학망원경이 될 ‘거대 마젤란 망원경’ 건립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됐다.
28일 한국천문연구원에 따르면 오는 2018년 칠레 안데스 산맥에 건립될 구경 25m급 초대형 광학망원경인 ‘거대 마젤란 망원경(GMT:Giant Magellan Telescope)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는 예산(18억5000만원)을 처음으로 확보했다.
높이 38.7m, 무게 1125t 규모의 이 마젤란 망원경은 지난 2003년부터 미국 카네기천문대, 하버드대, 호주국립대 등 미국과 호주의 8개 기관이 참여해 건립하고 있다. 총 사업비가 9600억원(7억4000만달러)에 이르는데 우리나라는 전체 예산의 10%인 909억원을 내년부터 10년간 나눠 부담하는 방법으로 건립에 참여한다.
망원경은 우주의 빛을 모아 관찰하는 장치로 반사경의 직경이 클수록 더 먼 우주를 관찰할 수 있다.
마젤란 망원경은 8.4m의 반사경 7장을 원형으로 배열해 25m급 반사경을 구현하려는 것으로 반사경 크기로 봤을 때 현재 세계에서 가장 큰 하와이 케크(KECK) 망원경(구경 10.5m)의 2배, 국내 최대의 보현산 천문대 망원경(1.8m)에 비해서는 10배 이상 크다. 대기권 밖 우주에 있는 허블망원경(직경 2.4m)에 비해서도 해상도가 10배 이상 뛰어나다.
이 거대 망원경으로는 지구로부터 130억광년 떨어진 태양계 밖의 행성들을 관측할 수 있는데 이는 130억년 이전의 우주를 볼 수 있다는 의미로 우주 초기의 모습이나 우주 생성의 역사 등을 연구할 수 있게 된다. 현재의 광학망원경으로는 약 10억년 전의 우주를 관측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이 망원경 설치 과정에서 대형 광학거울 제조기술을 확보한 표준과학연구원 등과 함께 망원경의 ‘부경(2차 반사거울)’ 제작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다.
또 마젤란 망원경 건설이 완성되면 1년에 전체 참여 예산 비율 만큼인 30여일간 이 망원경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천문연은 초기 우주 생성과 전체 우주의 74%를 차지하고 있는 암흑 에너지, 22%를 차지하고 있는 암흑 물질 등의 비밀을 푸는 데 마젤란 망원경을 사용할 계획이다.
천문연 대형망원경사업그룹 김영수 그룹장은 “나노정밀도의 광학가공능력 확보는 물론 NT(나노), IT(정보통신), ST(항공우주) 분야 등의 최첨단 기술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세계 10위권 과학기술 국가로서 노벨상에도 도전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