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가 황우석 전 수의학과 교수 연구팀의 줄기세포 관련 해외 특허출원을 포기하기로 했다.
서울대 산학협력재단은 지난 2006년 6∼7월 미국과 호주 등 해외 11개국에 낸 줄기세포 관련 해외 특허출원을 사실상 포기하기로 결정했다고 30일 밝혔다. 대신 특허 등록 및 유지, 연구 등이 가능한 국내 연구기관이나 기업 등이 기술이전을 요청할 경우 관련 내부 절차에 따라 응하기로 했다.
이번에 특허출원을 포기한 특허는 황 전 교수팀이 2004년 미국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발표했던 사람 복제 배아줄기세포 관련 논문 중 ‘1번 줄기세포(NT-1)’ 내용이다. 특허 발명자는 황 전 교수를 포함해 연구팀 19명이지만 특허 출원자는 서울대 산학협력재단으로 돼 있다. 국립대 교수가 직무상 발명한 결과는 모두 국가에 귀속된다는 규정 때문이다.
서울대가 이번 특허를 포기한 데에는 실리와 윤리적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황우석 전 교수 연구팀이 해왔던 특허 관련 연구는 국내에서 생명윤리 위반 등의 문제로 정부 연구 승인이 나지 않아 후속 연구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해외 특허출원 역시 11개국에 각각 출원된 줄기세포 특허는 현재 심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거나 나오더라도 생명윤리 위반 등의 이유로 거절될 가능성이 크다. 설령 권리를 획득하더라도 부분적인 특허만이 가능할 것으로 학교 측은 판단하고 있다. 출원, 유지에 수억 원이 드는 것도 또한 부담이다.
서울대 측은 “2006년 초 황 전 교수의 연구결과 데이터가 조작됐다는 사실이 드러났지만 특허는 줄기 세포주 및 신경 세포주를 제조하기 위한 프로세스 기술과 배반포 배양기술 등과 같은 신규 기술 등으로 이뤄져 있어 관련 기술 보호를 위해 출원됐다”며 “하지만 윤리적 문제 등으로 심사결과가 나오지 않거나 승인이 어려운데다 특허출원 및 유지에 수억 원의 비용이 필요해 어려움이 많다는 게 중론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성현기자 argos@etnews.co.kr